LG유플러스 노조 “삼전 노조, 책임 돌리기”…이 대통령 경고에 벌어진 ‘노노(勞勞) 갈등’

LG유플러스 노조와 삼성전자 노조가 갈등을 빚고 있다.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둘러싸고 두 노동조합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다”라고 주장하자, LG유플러스 노조가 “책임 돌리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이 특정 노조를 지목하지 않은 발언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면서 두 노조 간 책임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지부는 1일 입장문을 내고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이 언론과 조합원 커뮤니티를 통해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 발언이 본인들이 아닌 LG유플러스 노조를 향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에게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삼성전자 노조에 대한 경고 아니냐는 질의에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다. 30% 달라고 하니”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처럼 납득 가능한 수준(15%)으로 해야 하는데”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최 위원장 발언에 “우리가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재원 마련을 요구한 것은 6년 전부터 이어온 일관된 투쟁의 역사”라며 “마치 최근 정부 기류에 맞춰 갑자기 튀어나온 과도한 요구인 양 치부하는 것은 우리 조직의 투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 없는 ‘책임 돌리기’는 노동계의 연대를 저해한다”며 “자신들을 향한 비판 여론을 피하고자 타사 노조의 정당한 요구안을 ‘납득 불가능한 수준’으로 규정해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행태는 매우 비겁한 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LG유플러스. 연합뉴스

LG유플러스 노조는 또 “노동자의 적은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발언이 노동계 전반에 대한 압박으로 다가오는 엄중한 시기에 같은 노동조합으로서 서로의 요구를 ‘악마화’하는 것은 결국 자본과 권력이 원하는 ‘노노(勞勞) 갈등’의 프레임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에게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삼성전자 노조를 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이에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타사 노조를 향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으로 수십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반도체 산업 주무 장관이 나서 파업 자제를 촉구한 가운데 노조위원장이 책임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