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의 한 실내 테마파크. 아이들 사이에 20~30대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어린이 공간으로 여겨졌던 키자니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 변화는 단순한 프로그램 추가 수준이 아니다. 기업과 브랜드가 참여하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공간의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여가 소비는 ‘보는 것’에서 ‘직접 해보는 것’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세대 구분 없이 경험에 비용을 쓰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공간 역시 단순 관람을 넘어 참여 중심으로 설계되는 방향이다.
키자니아의 핵심은 이 지점에 있다. 직업을 흉내 내는 체험이 아니라, 실제 기업이 콘텐츠 설계와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다.
현장을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대한항공 체험관에서는 승무원 교육 과정을 반영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기아는 자동차 산업의 생산과 기술 흐름을 체험으로 풀어낸다.
현대제철은 제조업 기반 직무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웅진씽크빅은 교육 콘텐츠를 접목해 학습 요소를 강화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미디어·통신 기술을 결합한 체험을 선보이고, 유엔난민기구는 공익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이슈를 이해하는 콘텐츠를 더한다.
결국 하나의 공간 안에 산업과 사회 구조가 함께 들어온 셈이다. 단순 체험 공간이라기보다 ‘브랜드 경험 플랫폼’에 가까운 형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되는 부모 동반 체험 이벤트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아이를 지켜보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공간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이 변화는 테마파크 시장 전반과도 맞물린다. 놀이기구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고 얼마나 깊게 경험하게 하느냐로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 기업 협업, 가족 참여, 성인 대상 확장은 모두 이 흐름 안에서 이어진 변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테마파크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경험을 쌓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체류 시간과 경험의 깊이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