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4·3 보상금’…친딸 외 묘소 마련하고 제사 지낸 사후양자 상속 인정

뉴시스

제주4·3 희생자 형사보상금과 관련 헌법재판소는 고인의 묘소를 마련하고 제사를 지낸 사후양자에게 보상금 상속권을 인정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4·3 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판단을 내렸다.

 

이 조항은 형사보상 청구 당시를 기준으로 상속을 본 뒤, 그 시점의 민법상 상속인에게 보상금 지급권을 귀속시키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형사보상청구권이 국가의 잘못된 형사사법 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는 권리라는 점을 전제로, 입법자가 그 귀속 방식을 정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보상금에 대한 상속권 분쟁이다.

 

희생자의 친딸과 사후양자가 동시에 형사보상금을 청구했고, 누가 상속권을 갖느냐가 문제였다.

 

희생자는 군법회의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숨졌고, 이후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형사보상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후양자가 공동청구인으로 참여했다.

 

친딸은 사후양자가 생전에 부양 관계도 없고 피해도 직접 겪지 않았다며 상속권 인정은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후양자는 1991년 제도가 폐지됐지만, 그 이전에 입적된 경우 민법상 친생자와 동일한 지위를 유지한다.

 

헌재는 4·3 이후 제주에서는 직계비속 없이 숨진 희생자가 많았고, 친족이 사후양자로 들어가 제사와 묘소를 맡는 관습이 이어져 왔다고 판단했다.

 

또 사후양자가 오랜 기간 희생자의 직계비속으로 살아왔고, 재심 청구 등 명예 회복 과정에도 참여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헌재는 이 같은 행위를 “희생자를 사후적으로 예우한 것”으로 평가했다. 4·3 이후 이어진 제사와 묘소 관리, 재심 참여까지 법적 판단이 근거로 인정된 것이다.

 

공동 상속 구조 자체가 곧바로 재산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고, 4·3의 특수성을 반영한 입법은 허용된 범위라는 게 법원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