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제품이 낯선 모습으로 다시 나오고 있다. 치킨 위에 피자 재료가 올라가고, 커피는 1.4리터짜리 ‘양동이’가 됐다. 감자칩은 하트 모양으로 바뀌었고, 장수 아이스크림은 모나카 형태로 재탄생했다.
단순히 맛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다. 최근 외식·식품업계는 크기, 형태, 재료, 먹는 방식까지 비틀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3일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71.0%는 제품 구매 전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구매 전 정보를 얻는 채널도 온라인 쇼핑몰 구매 후기 71.4%, 카페·블로그 리뷰 60.4%, 유튜브·틱톡 등 동영상 46.7% 순이었다. 제품 자체의 맛뿐 아니라 ‘보고 싶고, 찍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요소’가 구매 판단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KFC는 치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메뉴 ‘살라미 켄치짜’와 ‘살라미 빵치짜’를 선보였다.
‘살라미 켄치짜’는 징거 필렛 위에 이탈리안 살라미 햄을 올린 제품이다. 양파, 피망, 허브가 어우러진 토마토 베이스에 할라피뇨, 페퍼론치노, 카이엔페퍼를 더한 핫토마토소스로 매운맛과 풍미를 살렸다. ‘살라미 빵치짜’는 살라미 켄치짜를 브리오쉬 번 사이에 넣어 버거 형태로 구현한 메뉴다. 치킨, 피자, 버거의 요소를 한 제품 안에 담은 셈이다. KFC는 해당 제품을 4월14일부터 5월25일까지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다.
용량을 키워 시각적 주목도를 높인 제품도 있다. 던킨은 봄·여름 시즌 한정으로 1.4리터 초대형 음료 ‘자이언트 버킷’을 출시했다. 기존 스몰 사이즈 대비 약 4배 큰 용량으로, 올해 2월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 뒤 ‘양동이 커피’라는 별칭으로 화제를 모았다.
형태를 바꾼 사례도 눈에 띈다. 프링글스는 브랜드 출시 60년 만에 기존 말안장 모양을 벗어난 하트 형태의 ‘프링글스 하트 미니로즈’를 한국에서 단독 출시했다. 로즈 오일 향과 바닐라 노트를 더하고, 비트 뿌리 추출 색소로 분홍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웰푸드는 장수 빙과 ‘돼지바’를 모나카 형태로 바꾼 ‘돼지바빵’을 선보였다. 쿠키 분태, 초코 코팅, 딸기 시럽 등 기존 돼지바의 핵심 요소를 층층이 담고, 돼지 모양 외형을 더해 보는 재미까지 살렸다.
재료 조합을 달리한 제품도 있다. 또봉이통닭은 광동제약과 협업해 ‘썬키스트 오렌지치킨’을 내놨다. 오렌지 농축 소스에 간장 베이스의 감칠맛을 더해 미국식 오렌지치킨을 한국식 치킨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업계가 이처럼 ‘변주형’ 제품에 힘을 주는 이유는 분명하다. 신제품은 더 이상 매대 위에서만 경쟁하지 않는다. 출시 직후 SNS와 숏폼 영상에서 먼저 소비되고, 그 반응이 다시 매장 방문과 구매로 이어진다.
익숙한 브랜드일수록 작은 변화만으로도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 수 있다. 기존 제품의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색 변주는 당분간 식품업계의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