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캠퍼스의 광주시 이전 추진을 놓고 문화체육부 장관이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지역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다.
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북구갑)은 지난달 22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의 골자는 서울에 서울 석관동·서초동·대학로에 분산된 한예종 캠퍼스를 광주와 전남이 통합해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시)로 이전하는 것이다. 법안에 발의한 국회의원 11명(광주 8명)은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재학생과 교수, 교직원을 포함해 5000명이 넘는 인적 자원을 보유한 한예종이 광주시로 이전하면 지역의 예술 생태계가 복원되고 지역간 문화 격차가 해소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광주는 비엔날레를 비롯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광주시립미술관 등의 문화 인프라를 갖춰 한예종 이전의 최적의 도시라는 점도 강조했다.
법안 발의에 한예종과 예술인들의 반발이 나왔다. 한예종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에서 “학교의 경쟁력은 최고 수준의 강사진과 풍부한 공연 전시 인프라(기반), 예술 현장과의 긴밀한 연계에서 나온다”며 “충분한 준비가 전제되지 않은 물리적 이전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예술 교육 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국가적 예술 자산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시절 특보 출신인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학교만 올 것이 아니라 극장과 공연사 등 산업 전체와 이전해야 한다”며 한예종 패키지 이전을 주장했다. 강 부지사는 1일 “한예종 이전 문제는 단순히 지역 안배가 아니다. 대한민국 문화 권력을 어디에 재배치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짤 것인가라는 국가적 결단이다”며 “균형발전 실패를 인정하고 과거의 실패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캠퍼스 이전의 찬반 논란이 일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입장을 내놓았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2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특정 지역 이전론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이날 “캠퍼스 이전은 밀실에서 소수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한예종을 세계적 예술교육기관으로 도약시키는 비전을 세우는 일이 더 우선”이라고 말했다.
2009년 조선 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캠퍼스 이전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지방선거때마다 한예종 유치가 핵심 공약으로 부상됐다. 서울 송파구와 노원구를 비롯해 경기도 고양시, 과천시, 파주시, 하남시 등 각 지자체장 후보들이 캠퍼스 유치를 공약에 포함했다. 이번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와 세종 등 여러 지자체장 후보들이 한예종 캠퍼스 유치에 나서면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