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이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이에 경남 창원시는 친환경 교통수단 확대와 촘촘한 자원순환 정책을 앞세워 고유가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시민들이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친환경 경제 시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름값 무서워”…전기차 전환 수요 폭발
3일 창원시의 통계를 보면 고유가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올해 시 전기자동차 신청 물량은 19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8건) 대비 약 2.5배 늘었다. 유류비 부담을 덜기 위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시민들이 급증한 것이다.
시는 이러한 수요에 맞춰 5월 중 전기자동차 2차 보급 공고를 내고, 승용·화물차 등 총 1100여대를 추가 지원한다. 예산 규모만 약 174억 원에 달한다. 특히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구매 보조금 외에도 대당 최대 13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별도로 지급, 시민들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
충전 인프라도 대폭 강화된다. 시는 현재 운영 중인 9181기의 충전기를 올해 958기 신규 구축을 통해 확충하고 있다. 또한 충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찾아가는 이동형 충전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노후 공동주택 등 충전이 불편한 지역을 직접 찾아가며 공공 급속충전기와 동일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신청도 눈에 띄게 늘었다. 고유가로 차량 유지비 부담이 커지자 폐차를 결정하는 시민이 많아진 셈이다.
시는 올해 총 72억원을 들여 노후 경유차 3892대의 조기 폐차를 지원하고 있다.
◆‘자전거 타면 돈이 된다’…누비자, 고유가 시대 '효자'
시 공공자전거 ‘누비자’는 고유가 시대 교통난을 해소하는 일등 공신으로,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올해 누비자 이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으며, 특히 중동전쟁 이후 지난 3월부터 4월 말까지의 이용률은 전년 대비 19.3%나 급증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탄소중립 포인트’가 있다. 자전거를 타면 경제적 인센티브가 따라오니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진 것이다. 올해 3월까지 누비자 탄소중립 포인트 참여자는 9712명, 지급된 포인트만 2100만원이 넘는다.
시는 앞으로의 개발 단지부터 누비자 터미널을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사전 반영하는 ‘선제적 조성 체계’를 구축한다. 입주민들이 입주 즉시 누비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생활 밀착형 교통수단으로 확고히 자리 잡게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누비자 운행 거리 2257만km는 탄소 4335t을 감축하고, 약 36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버리는 쓰레기’에서 ‘에너지’로…스마트 자원순환
생활 속 작은 실천도 경제 위기 극복의 한 축이다. 시는 다회용기 사용의 걸림돌이었던 ‘세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청사에 ‘텀블러 세척기’를 설치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 내 15개소로 확대하고 탄소중립 포인트와도 연계할 예정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의 투명페트병 자동수거기를 4대 추가 설치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수거된 고품질 폐자원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귀한 자원이 된다. 지난해 1300만개 페트병을 수거했는데, 이는 13만7000그루 나무를 심는 효과와 비슷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폐건전지에서 희유금속(니켈‧망간 등)을 회수하는 사업 역시 자원순환 경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창원·마산 재활용 선별장에는 광학선별기를 도입해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창원 소각장에서는 쓰레기를 태워 얻은 스팀을 인근 기업에 공급해 공장 가동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특히 성산2호기는 대보수 이후 스팀 생산량이 33%나 늘어 기업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가 연간 3000만매 소비되는 종량제봉투를 재생원료로 제작하는 방안을 확대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나프타 가격 변동 등 국제 정세에 따라 요동치는 원자재 가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이유정 시 기후환경국장은 “고유가 위기 속에서 시민들이 전기차와 누비자를 대안으로 선택하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낮추고 환경은 살리는 친환경 경제 시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