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HUG 사장 “든든전세 늘려 전세난 해소… 민간 주택 보증도 100조로 확대” [인터뷰]

든든전세주택 규모 3000가구로 쑥
“보증사고 주택 매입해 임대 내놔
기존 집 활용해 신속한 물량공급
단기적 시장 안정화 효과적 판단”

정책 플랫폼으로 역할 확대 포부
“보증 넘어 주택시장 전반과 연결
민간사업자 자금 지원 규모 늘려
안정적 주택 공급 뒷받침 나설 것”

AI 기반 업무 재설계 경쟁력 제고
“계약부터 보증까지 원스톱 서비스
안심전세앱 기능 확대 본격 나서
부도 예측 모델 도입, PF 관리도”
“주택 전세 물량 부족을 가장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겁니다. 주택을 새로 짓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있는 주택을 활용해야 시장에 물량을 빠르게 풀 수 있어요.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다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무실에서 만난 최인호 사장은 “주택시장 안정의 핵심은 공급”이라며 전세보증사고가 난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제도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든든전세주택은 지난 2년간 약 2950가구 모집에 22만명이 신청해 평균 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공급 물량은 지난해(1800가구)보다 늘어 3000가구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태흥빌딩 집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 사장은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주택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돼야 한다”며 “HUG는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해 금융 측면에서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정호 선임기자

최 사장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강조한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에도 힘을 실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자금을 투입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다. HUG는 민간 주택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보증 규모를 100조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HUG는 전세보증과 주택사업 보증을 맡는 공공기관으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보호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세입자가 전세계약을 맺을 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면, 집주인이 계약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HUG가 대신 지급해준다. 민간 건설사나 시행사가 아파트·임대주택을 지을 때도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보증을 제공해 사업 위험을 낮추고 주택 공급이 끊이지 않도록 뒷받침한다.

 

최 사장은 이미 준공됐지만 입주자 모집이나 제도적 절차 문제로 공급이 지연됐던 ‘청년안심주택’ 등을 시장에 빠르게 풀고, 공매를 활용해 전세보증 사고 주택 매입 속도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최 사장과의 일문일답.

 

―HUG의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가.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관과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HUG를 국민 주거 안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으로 만들려고 한다. 특히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을 정책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취임 이후 주택건설업계와 보증 사고 사업장 등 8개 현장을 찾았고 제도 개선 사항을 찾아 해결하고 있다. HUG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신사업·신비전 추진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는데 앞으로 성과가 구체화되는 대로 차근차근 공개하겠다.”

―인공지능 전환(AX)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AX는 기관 경쟁력과 직결되는 과제다.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업무 전반을 재설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심전세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전세 사기는 피해 발생 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전세보증금 적정성, 선순위 권리관계 등을 분석해 적정 보증금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임대인 동의가 없이도 해당 임대인이 보증사고를 일으켰는지, 보증가입 제한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전세보증금 적정성과 임대인 위험 여부 등을 분석해 해당 계약이 안전한지 알려줄 수 있는 앱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앱 하나로 전세계약부터 보증가입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 역할 확대로 HUG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장을 선별해 보증하고 부실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은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5년간 PF 보증액은 약 22조8000억원이지만 대위변제액은 800억원 수준으로 사고율은 0.3%대에 머물렀다. 올해는 보증 배수(자본 대비 보증 규모) 한시 연장이 종료되는 등 보증 규모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매월 보증 공급액과 잔액, 만기 등 보증 확대에 따른 영향도 점검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건설사 부도 예측 모델을 도입하는 등 리스크 관리 체계도 고도화 중이다. 약 9000개 건설사와 1000여건의 부도 사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도율과 보증사고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있다.”

 

―정책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책 플랫폼은 보증이라는 단일 기능을 넘어 주택시장 전반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민간 주택 공급 지원을 확대해 분양보증과 PF보증 등을 중심으로 연간 약 100조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든든전세주택과 임대리츠를 통해 공공임대 공급도 강화하겠다. HUG가 쌓아온 700억개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켜 보증상품별 사고율과 건설사 부도를 예측하고, 거시경제 지표 등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공사 리스크를 분석하는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현 정부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HUG가 주택정책을 종합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

 

―현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 흐름’으로 평가했는데.

 

“이재명정부 정책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수도권에서 최대 7500가구 매물 출회가 예상된다. 시장이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장기적 안정을 위해선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 HUG는 향후 5년간 분양·PF·정비사업 보증을 통해 총 100조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분양보증료는 최대 60%, 정비사업보증료는 30%까지 인하하고 PF 보증 특례도 2027년 6월까지 연장했다. 이를 통해 도심 내 약 47만가구 공급을 지원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약해 공공택지와 매입임대 사업 등에 보증을 지원하고, 정비사업과 유휴부지 개발에도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대주택 공급도 중요한 축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를 통한 공급도 확대해 나가겠다.”

 

―공공임대 공급 확대가 전세시장 불안을 단기간에 완화할 수 있을까.

 

“공공임대 공급은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실 단기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당장 시장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을 활용한 공급 확대가 효과적이라고 본다. HUG는 ‘든든전세주택’을 통해 신규 건설 없이 임대 물량을 신속히 공급하고 있다. 전세보증 사고 주택 매입부터 임차 공급까지 기간을 최소화하고, 공매 권한을 활용해 매입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또 민간 임대 공급 기반 안정을 병행하고 있다. 건설임대사업자 보증 기준을 합리화해 자금 부담을 줄이고, ‘도심주택특약보증’을 통해 사업비의 최대 90%까지 지원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주택 활용과 금융 지원을 병행해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유도하겠다.”

―다주택자 매물 증가에도 거래가 부진한 이유와 공급 해법은.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주택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돼야 한다. 결국 주택 가격 안정화를 통해 매수 진입 장벽이 낮아져야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HUG는 이러한 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주택 공급을 금융 측면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HUG는 앞으로도 LH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보증을 통해 지원하겠다. 주택 공급과 금융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전세가율 하향이 서민 주거 보호 기능을 약화한다는 우려도 있다.

 

“전세가율 조정은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본다. 실제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낮춘 이후 보증 사고가 크게 감소했고, 가입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전세가율 조정은 위험도가 높은 계약을 줄이고 건전한 임대차 시장 질서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전세보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제도 변경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행 시기와 방식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기존 계약자 보호를 위한 보완책도 마련하겠다.”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재무건전성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재무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과거 대위변제 증가로 인한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채권 회수 강화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 우선 공매 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공매 권한을 확보한 만큼 경매보다 절차가 간소하고 속도가 빠른 공매를 통해 회수 효율을 높이겠다. 법원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HUG 사건 전담 경매계를 확대해 회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 AI 기반 회수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회수 가능성과 기간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채권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

 

―지방 미분양 문제 대응 방안은.

 

“지방 미분양 해소도 중요한 문제다. 준공 전 미분양은 ‘안심환매’ 사업을 통해 HUG가 일시적으로 매입해 사업자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해서도 금융 지원을 병행해 사업 지속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아울러 보증 요건을 완화해 자금 부담을 줄이고, 현장 간담회를 통해 사업자의 애로를 직접 듣고 제도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건설·임대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결국 공급 유지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최인호 HUG 사장은…

 

●1966년 경남 창녕 출생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부산대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박사 ●2005년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 ●2006년 대통령비서실 국내언론비서관 ●부산 사하갑 제20·21대 국회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제10대 HUG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