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투계’에 동원되는 미국산 수탉을 더 이상 필리핀으로 수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계’는 닭의 다리에 날카로운 금속 박차를 달아 좁은 공간에서 죽을 때까지 싸우게 하는 행위다.
대한항공은 최근 성명에서 미국발 필리핀행 노선에서 모든 연령대의 수탉 수송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살아있는 동물의 합법적이고 안전한 수송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적인 동물 복지 기준 준수 등의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 워싱턴 기반의 동물 권리 단체 ‘애니멀 웰니스 액션(AWA)’ 보고서에 따르면, 미시시피·오클라호마·텍사스주 등지 투계 농장에서 키워진 투계용 수탉은 대한항공 항공기 편으로 댈러스에서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필리핀 마닐라로 운반돼 왔다.
미국 전역에서의 금지와 달리 투계가 합법인 필리핀과 멕시코에서는 경기 성적이 우수하다는 평판으로 미국산 수탉 수요가 높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투계 관련 온라인 베팅 금액이 130억달러(약 19조2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될 만큼 거대한 시장을 형성했다.
외신들은 같은 해 온라인 투계 도박이 금지되기 전까지 필리핀 규제 당국이 거둔 연간 수익만 8200만달러(약 1212억원)에 달해 현지 운영자들에게 거대한 수익을 안겨준다고 전했다.
AWA는 지난해 10월 한 보고서에서 텍사스의 한 업체가 필리핀으로 투계를 밀매해왔다면서, 대체로 수탉 한 마리가 2000달러(약 295만원)에 거래된다고 지적했다.
AWA의 한 관계자는 “운송 서류에 ‘투계용’을 명시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닭 한 마리에 2000달러를 지불하는 경우는 상식적이지 않다”고 밀매 실태를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