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와중에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권 행태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권력폭주를 반복하는 더불어민주당, 내홍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표심이 두렵지 않으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은 이른바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실시 후 위헌·위법 논란의 특검법을 발의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를 선거 쟁점으로 만들었다. 재판 중인 사건의 특검 수사 허용과 특검의 사실상 공소취소 허용 등 독소 조항 탓에 이 대통령 한 명을 위한 위인설법(爲人設法), 위인입법 논쟁이 선거전을 휩쓸게 됐다. 6·3이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 지역의 정책대결은커녕 중앙정치 대립의 연장전이 됐다는 점에서 개탄스럽다. 보수야당은 물론 정의당도 반대하는 특검법이다. 여당 무리수는 결국 6·3 낙승을 예상하는 교만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역대 선거에서 대한민국 유권자는 대체로 세력균형의 묘를 보여줬다. 여당의 오만한 독주가 계속될 경우 민심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기 바란다.
여당 폭주의 제1책임은 제1야당에 있다. 국민의힘은 현 정부 출범 후 첫 전국단위 선거라는 막중한 의미에도 오합지졸 양상이다. 독불장군식 언행을 거듭하는 장동혁 대표의 2선 후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분출하면서 중앙선대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적전분열이 계속된다.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6·3 국회의원 재보선엔 친윤(친윤석열) 인사가 대거 등판해 ‘윤 어게인’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 한 달을 앞둔 시점에서 무당층 비율이 4년 전보다 10%포인트 증가한 27%라고 한다. 이 중 상당 부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거와 같이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만 기대하고 있다면 낭패를 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6·3 선거는 여러모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실망감을 주고 있다. 과거 고무신 선거를 연상케 하는 돈 선거 악취도 풍긴다. 뺑소니, 음주운전, 강제 성추행 등 전과자 예비후보도 수두룩하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뿌리가 썩는다면 우리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감도 증폭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정쟁과 내분이 아닌 정책대결, 자기혁신의 큰 마당으로 나와야 한다. 정부는 최근 교육부 장관의 진보 교육감 후보 개소식 참여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공정한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