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5-04 06:00:00
기사수정 2026-05-03 19:56:25
2026년 1분기 말 평균 96% 집계
예금 97조 늘 때 대출 67조 증가
증시 호황기에도 예금 더 늘어나
향후 예대금리차 확대 이어질 듯
4대 은행, 회수 포기한 채권 3조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 비율(예대율)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4대 금융그룹이 회수를 포기한 대출채권은 3조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호황기에도 예금이 견조하게 늘어난 반면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대출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결과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말 예대율은 평균 96.0%로 집계돼 2024년 1분기 말(95.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 1년 사이 이들 은행의 예금이 97조원가량 늘어나는 동안 대출은 67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5대 은행의 원화 예수금 총액은 지난해 1분기 말(1668조193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1765조823억원) 4.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대출액은 1618조5159억원에서 1685조4093억원으로 4.1% 늘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예대율이 93.6%로 가장 낮았고, NH농협은행(93.9%), 우리은행(97.1%), 하나은행(97.4%), KB국민은행(97.9%) 등의 순이었다. NH농협은행만 예대율이 1년 전보다 2.7%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증시 활황에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예상됐지만 실제로 예금 이탈은 제한적이었다. 수익 실현 후 다시 예금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중동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대기성 자금이 상당 부분 은행으로 온 영향 등으로 보인다. 반면 대출 증가세 둔화는 가계대출에서 뚜렷하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최근 1년 사이 3.7% 늘어 전체 대출 증가율(4.1%)보다 낮았고,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0.3% 줄었다.
예대율 하락은 예금 공급이 많다는 의미로, 은행 입장에서 예금 금리를 높일 유인이 작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예대금리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지난달 평균 1.512%포인트로 1년 전보다 0.04%포인트 높아졌고, 최근 격차가 커지는 흐름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중심으로 상환 능력이 약화하면서 4대 금융그룹이 떠안은 추정 손실이 1분기 말 기준 2조9963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2조8325억원)와 전 분기(2조5656억원)에 비해 각각 5.8%, 16.8% 증가한 수치다. 저금리 때 대출받았다가 장기화된 고금리에 커진 부담,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이 배경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