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월드컵 결승 오르면 미국 갈 것”… 트럼프에 ‘화해’ 손짓

독일, 조별 리그 E조 손쉬운 통과 예상
결승전은 7월19일 뉴저지州에서 열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오는 6월11일 개막할 북중미 월드컵에서 독일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자신했다. 메르츠는 독일이 결승전에 진출하는 경우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이는 요즘 사이가 부쩍 나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화해 시도로 풀이된다.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은 오는 7월19일 미 북동부 뉴저지주(州)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며, 트럼프는 경기 관람 후 우승국에 직접 트로피를 수여할 예정이다.

지난 4월29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오른쪽)와 라르스 클링바일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메르츠는 이날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을 주제로 진행자와 대담을 나눴다. 메르츠는 “독일 대표팀이 토너먼트 최상위권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별 리그 E조에 속한 독일은 퀴라소,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와 예선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랭킹 10위이자 역대 4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독일이 손쉽게 조별 리그를 통과해 32강 토너먼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츠는 “독일팀은 현재 컨디션이 아주 좋고 실력도 뛰어나 4강에 들어갈 정도”라며 “운만 따르면 결승전에 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츠는 “만약 독일이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다면 당연히 나도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결승전 관람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인데, 이를 계기로 트럼프와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요즘 독일·미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월27일 메르츠가 지방의 어느 중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대화하던 도중 “미국이 아무 전략도 없이 이란과의 전쟁에 돌입했다”며 “한 나라(미국) 전체가 이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었다.

지난 3월 초 백악관을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 직후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메르츠)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반격했다. “독일이 경제적으로나 다른 측면에서 형편없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말로만 그친 것이 아니다. 트럼프는 전쟁부(옛 국방부)에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감축을 지시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현재 3만6000여명인 주독미군 가운데 5000명에게 철수 명령을 내리자 트럼프는 한술 더 떠 “5000명보다 훨씬 많은 인원을 빼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 2일에는 유럽연합(EU)산 자동차 관세를 25%로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EU 역내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을 겨냥한 보복 조치로 해석됐다.

 

이처럼 트럼프가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나서자 메르츠는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ARD와의 인터뷰에서 “북대서양 동맹에서 미국은 우리(독일)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미국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