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위기 넘어 재앙… 홍명보호, 월드컵 코앞인데 중원 전멸 ‘초비상’

‘중원 사령관’ 잃은 홍명보호…북중미 월드컵 가는 길 ‘빌드업’ 무너져
황인범, 인대 부상 여파로 ‘시즌 아웃’ 판정…네덜란드 현지 비보
박용우·원두재 이어 황인범까지…초토화된 중원 ‘대안이 없다’
16일 최종 명단 발표 앞두고 깊어지는 홍명보 감독의 고심

축구에서 중원은 전장의 허리이자, 승리를 실어 나르는 보급로다. 그 중심에서 나침반 역할을 하던 ‘중원 사령관’ 황인범(30·페예노르트)이 쓰러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결전을 앞둔 홍명보호의 심장이 멈춰 선 순간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소집 전 마지막 평가전을 마치고 돌아온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 4월 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축구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매체 ‘1908.NL’은 전날 황인범의 시즌 아웃을 단독 보도했다. 지난 3월 엑셀시오르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오른발등을 밟히며 인대 손상을 입은 지 두 달여 만이다. 황인범은 최근 개인 훈련을 시작하며 복귀 의지를 불태웠으나, 남은 리그 3경기를 소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구단은 선수 생명을 위해 ‘쉼표’를 찍었지만, 홍명보 감독에게는 ‘마침표’와 같은 절망이다. 실전 감각이 생명인 미드필더에게 두 달의 공백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인범 없는 중원’은 모래성…증명된 공백의 무게

 

황인범은 단순히 한 명의 선수가 아니다. 그는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며 공의 흐름을 설계하는 ‘아키텍트’(Architect)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를 보호하면서도, 압박을 한 번에 벗겨내는 탈압박과 송곳 같은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한다. 이른바 ‘홍명보식 빌드업’의 핵심 기어다.

 

결과는 이미 지표로 나타났다. 황인범이 빠졌던 지난 3월 A매치, 홍명보호의 허리는 힘없이 무너졌다. 백승호와 박진섭 등이 분투했지만, 빌드업은 툭툭 끊겼고 공수 간격은 벌어졌다. 사령관이 사라진 중원에서 길을 잃은 공은 전방의 손흥민에게 닿지 못했고, 날카로웠던 공격진의 위력은 무뎌진 칼날이 됐다. ‘황인범 대체 불가론’이 뼈아픈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소집 전 마지막 평가전을 마치고 돌아온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 4월 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부상 악령에 휩싸인 3선, 대안 마땅치 않아

 

더욱 심각한 문제는 중원 자원 전체가 붕괴 직전이라는 점이다. 황인범의 파트너 혹은 대체자로 꼽히던 박용우(알 아인)와 원두재(코르 파칸)마저 현재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전술의 허리인 3선 자원이 전멸하면서 홍명보 감독의 선택지는 극도로 좁아졌다. 16일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부상 중인 핵심 선수를 무리하게 발탁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짤지 ‘단판 승부’의 기로에 섰다.

 

현지 매체는 황인범의 월드컵 참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본선 무대에 오르는 것은 큰 도박이다.

 

중원이 무너지면 팀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중원의 사령관’ 황인범의 공백을 메울 창의적인 전술 변화가 없다면, 북중미로 향하는 홍명보호의 항해는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없다.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중원 없는 축구'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홍 감독이 내놓을 ‘플랜 B’가 황인범이라는 거대한 존재감을 지우고 북중미의 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한국 축구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