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 대납 의혹 도의원 ‘휴일·출장 조사’에 수사 공정성 ‘도마’ [6·3의 선택]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예비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 수사 과정에서 김슬지 전북도의원에 대한 경찰 조사가 휴일 소환과 출장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날 김 도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10여 시간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정읍의 한 모임에서 발생한 식사비 72만7000원 대납 의혹과 업무추진비 사용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김슬지 전북도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제는 조사 방식이다. 김 도의원에 대한 조사는 평일이 아닌 휴일에, 그것도 관할 청사가 아닌 부안경찰서에서 이른바 ‘출장 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김 도의원이 일정 조정과 건강상 이유를 들어 출석 장소 변경을 요청했고, 경찰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선거관리위원회 조사 일정과 맞물려 조사를 앞당겨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핵심 피고발인 조사 준비를 위해 신속히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진술 녹화가 가능한 경찰관서에서 조사를 진행했다”며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는 수사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피고발인 조사는 정해진 장소와 일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특정 인물의 요청에 따라 휴일 소환과 출장 조사가 동시에 적용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선출직 공직자인 김 도의원이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일 조사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김 도의원은 앞선 경찰의 압수수색 당시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사건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해왔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방식은 아니지만, 일반 사건 피고발인에게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지 의문”이라며 “수사기관이 편의 요청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확보돼야 한다”며 “휴일·출장 조사라는 예외적 방식이 반복될 경우 ‘봐주기 수사’라는 오해를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도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이 후보의 식사비 결제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기존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식사비 일부를 현금으로 별도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술 간 엇갈림도 이어지고 있다.

 

김 도의원은 지난해 11월 29일 정읍 지역 한 음식점에서 이원택 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모임의 식사 비용 72만7000원을 도의회 법인카드 등을 사용해 사후 결제해 대납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고발됐다.

 

그는 의혹이 불거지자 “참석자들에게 돈을 걷어 결제하려 했는데, 상황이 여의찮아 도의회 업무추진비와 사비를 썼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보좌진을 포함한 저의 식사비는 현금으로 15만원을 지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사건 관계인 조사를 대부분 마친 상태로, 조만간 이원택 후보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하고 사건 송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휴일·출장 조사’ 논란이 수사 공정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찰의 명확한 기준 제시와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