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총재 “금리 인하 끝났다… 이제는 인상 고민할 때”

유상대 부총재, 물가 압력에 ‘인상 사이클’ 전환 가능성 직접 언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에서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첫 공식 발언이 나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인 그가 공개석상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성장률은 높고 물가는 더 뜨겁다”... 전망치 상향 예고

 

유 부총재가 인상 카드를 꺼낸 핵심 근거는 달라진 경제 지표이다. 지난 4월 금통위 당시에는 중동 전쟁 여파로 성장률 하락을 우려했으나, 실제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는 “반도체 사이클이 강하게 작용하며 수출이 좋아졌고, 정부 부양책으로 소비 심리도 살아났다”라며 “성장률은 당초 예상한 2.0%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며 물가는 2.2%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진단했다. 경제 여건상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 사이클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 환율 1500원 공포와 엇갈린 ‘성장률’ 시선

 

최근 요동치는 환율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분쟁 이후 1500원 선을 위협하다 현재 1470~1480원 부근에서 등락 중이다. 유 부총재는 “과거보다 환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이 이를 큰 문제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OECD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한 것에는 선을 그었다. 유 부총재는 “한은이 추정하는 잠재성장률은 2% 내외이다”라며 “OECD의 전망은 다소 과하다”라고 반박했다. 반도체 쏠림 우려 역시 “사이클이 이전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고 낙수효과는 정책으로 해결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유 부총재는 “현재의 경기 상황이 5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금통위원들의 향후 6개월 금리 전망 분포가 지난 2월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향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