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올해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어린이날 선물을 챙겨줘야 할까요? 안 주자니 아이가 서운해할 것 같고, 주자니 이제 어린이가 아닌 것 같아서….”
어린이날을 앞두고 맘카페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같은 학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쏟아졌다. 어린이의 사전적 정의와 별개로, 언제까지 자녀를 어린이로 보며 선물을 챙겨줘야 할지 묻는 글이 매년 반복될 만큼 부모에게는 풀기 어려운 숙제다.
최근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학부모 6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부모들의 복잡한 심경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어린이날 선물을 언제까지 줄 것인가’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9.8%가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까지’라고 답했다. 이어 ‘중학교 졸업 전까지’가 21.4%로 뒤를 이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까지’라는 답변 비율은 9.8%다. ‘성인이 된 이후(대학생)’라는 응답자는 3.2%다.
다만, 답변과 현실 사이에는 적잖은 괴리가 존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중학생 자녀의 어린이날 선물을 모르는 척하기 어렵다’거나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어린이날은 끝이라고 선언했다’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고민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으로 추정된다. 올해 어린이날 선물 구입 예상 지출은 평균 9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윤선생의 10년 전 같은 설문(4만9000원)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고, 5년 전의 평균 5만8000원과 비교해도 거듭 상승했다.
세부 지출 계획을 살펴보면 부담의 실체는 더 명확하다.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을 쓰겠다는 응답자는 16.2%, ‘20만원 이상’ 지출 계획 답변은 17.1%다. 학부모 3명 중 1명은 어린이날 선물에 10만원 이상을 들일 준비를 한 셈이다. 반면 ‘1만원 미만’ 계획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고, ‘3만원 미만’은 4.2%에 불과해 어린이날 선물 최저가 기준선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선택지 중 1~3순위를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된 설문에서 자녀에게 주고 싶은 선물 1위는 ‘옷, 신발, 가방 등 의류와 잡화류(72.7%)’가 차지했다. ‘장난감, 인형 등 완구류(44.4%)’가 2위에 올랐는데, 4위의 ‘현금, 주식, 상품권 등 금융 자산(30.8%)’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닌텐도 등 게임기기(30.0%)’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28.1%)’를 앞서 부모들이 선물의 실질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물 고르는 기준은 자녀의 선택에 초점을 둔다. ‘자녀가 갖고 싶은 것인지’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69.2%로 가장 많았고, ‘자녀에게 꼭 필요한지(60.6%)’, ‘가정 형편에 적정한 가격대인지(42.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문항 조사는 복수응답으로 진행했다.
선물비용 등 감당을 위해 부모들은 주변인의 지원까지도 생각했다. 전체 응답자의 67.2%는 조부모나 친인척에게 선물이나 비용을 지원받을 계획이 있다고 밝혀 아이 한 명을 위해 온 가족, 나아가 지인의 지갑까지 열린다는 뜻의 ‘에잇포켓(Eight pocket)’이나 ‘텐포켓(Ten pocket)’ 현상을 수치로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