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 회복세와 맞물려 가계대출 전체 규모도 동반 상승하는 모양새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4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2조24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 말보다 1조9104억 원 늘어난 수치로, 작년 8월(3조7012억 원 증가)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 초 주춤했던 주택대출은 2월 소폭 반등한 뒤 3월에 다시 감소했으나, 4월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반전했다.
◆ 신규 분양·입주 물량 영향… 집단대출도 ‘기지개’
가계대출 전체 잔액 역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2960억 원으로 전월 대비 1조5670억 원 늘었다. 이 역시 작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개인집단대출의 변화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이나 잔금 대출을 의미하는 집단대출은 4월 한 달간 2201억 원 늘어났다. 집단대출 잔액이 증가로 돌아선 것은 2024년 9월 이후 1년 7개월 만의 일이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은 한 달 새 3182억 원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개인사업자대출은 3622억 원 늘어나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 예금 빠져나가고 적금은 늘고… 자금 흐름 변화
은행 예금 시장의 자금 이동도 뚜렷하다. 4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937조1834억 원으로 전월보다 2731억 원 감소했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 역시 3조3557억 원 줄어들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권에서는 투자처를 찾는 대기 자금이 부동산 시장이나 다른 자산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정기적금 잔액은 46조5673억 원으로 4095억 원 늘어나며 꾸준한 저축 수요를 보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 거래량 회복과 입주 물량 증가가 대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다만 가계부채 관리 차원의 정부 규제 기조가 여전한 만큼 증가 폭이 급격히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