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을 통해 이른바 ‘조작기소’ 특별검사법안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법안은 이 대통령이 연루된 선거법 위반,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등 형사 사건들의 공소 취소를 특검이 할 수 있도록 규정해 삼권분립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은 “특검 수사의 필요성에 대해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민주당에 “특검의 구체적 시기·절차는 국민적 의견 수렴과 심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검법 처리를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뒤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당내에서 의견을 나누겠다”고만 밝혔다. 앞서 민주당 내부에선 ‘조작기소 특검이 지방선거, 특히 영남 지역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수도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 야권의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여 특검법 저지를 위한 연석회의까지 개최한 점이 이를 보여준다. 조작기소 특검법안에 실망한 수도권 중도층이 여당에 등을 돌린다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우위 구도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이 윤석열정부 시절 야당 대표이던 이 대통령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하고 법리를 왜곡했다면 엄중하게 다스려야 마땅하다. 하지만 앞선 조작기소 국정조사에 출석한 증인들 진술에 비춰볼 때 아직은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민 다수의 생각일 것이다. 민주당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식 국조 진행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증인이 민주당 견해와 상반되는 증언을 하지 않았나. 민주당이 국조 결과를 종합적·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대신 자신에게 유리한 대목만 선별하는 것은 정략적 행태다.
향후 특검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를 취소한다면 그 직접적 수혜자는 다름 아닌 이 대통령 본인이 된다. 그런데도 민주당 법안은 특검을 임명할 권한마저 이 대통령에게 부여했다. 이것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외국인들이 “한국에선 대통령만 되면 있던 죄도 없어진다”고 수군거릴까 봐 낯 뜨겁기 그지없다. 법률가인 이 대통령은 ‘그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법 원칙을 상기하기 바란다. 당청은 그저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특검법안 처리를 미룰 것이 아니라 관련 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