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참가 여자축구팀 17일 도착 경색관계 남북 접촉면 확대 기대 평화·공존 시대 여는 전환점으로
북한 스포츠 선수단이 약 8년 만에 방남(訪南)한다니 꽉 막힌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북한의 ‘내고향’ 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에 출전하기 위해 남쪽 땅을 밟는다고 대한축구협회 등이 발표했다. 선수 27명과 스태프 12명, 총 39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17일 도착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측의 수원FC 위민과 결승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두 팀이 양보 없는 승부를 겨루면서도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 감동의 스포츠맨십을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바란다.
북한 선수단의 방남은 2018년 12월 이래 실로 만 7년 5개월 만이다. 남북관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며 급진전했으나 이것도 한때였다.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남북의 경색국면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202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 ‘전쟁 중인 두 교전국론’을 제기한 뒤 남북은 화해·협력의 활로를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적대국 사이의 스포츠 교류는 고도의 정치성이 작용하는 무대이지만, 표면적으로는 비(非)정치성을 부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북이 분단 이후 처음 만난 것도 1964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참가를 논의하기 위한 1963년 접촉이었다. 동서독이나 양안(兩岸) 교류도 체육분야가 선도했다. 비록 이번 방남이 남북 직접 교류가 아닌 국제대회 참가를 위한 성격이지만 접촉면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기대가 큰 이유다. 이번 방남이 남북교류와 화해·협력, 평화·공존으로 향하는 새로운 장을 여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북한은 이번 방남 이벤트를 대내외에 정상국가임을 과시하는 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적대적 두 국가론·두 교전국론에 따르자면 전쟁 중 적지(敵地)에 인원을 파견하는 것인 만큼 국가 대 국가 관계를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방남을 계기로 ‘한국 방문’, ‘방한(訪韓)’, ‘입국’처럼 국가관계를 의미하는 용어가 남측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면 자칫 남남 갈등이 야기되고, 이것이 다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할 필요도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다. 오랜만에 남측을 찾는 북한 선수단을 만반의 준비로 맞이해 무탈하게 대회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당국과 관련 단체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