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인 줄 알았는데”…아침 달걀·두부, 몸에 안 맞는 사람 따로 있었다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4500억원…‘과신’보다 방식 중요
아침 결식률 34.6%…간편 고단백 식단 수요 커졌다
담석증·갑상선약 복용자는 섭취량·시간부터 살펴야

“건강식인 줄 알았는데…”

 

아침마다 챙겨 먹는 달걀과 두부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속 불편함이나 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

아침 출근길, 삶은 달걀 껍데기를 까고 두부 한 조각을 입에 넣는다. 밥을 차릴 시간은 없지만, 단백질은 챙겼다는 안도감이 먼저 든다. 이 익숙한 건강식이 어떤 사람에게는 속 불편함이나 통증을 부르는 선택이 될 수 있다.

 

5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아침식사 결식률은 34.6%로 최근 10년 사이 약 10%p 올랐다.

 

특히 19~29세 결식률은 57.2%로 절반을 넘었다. 아침을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생활 리듬 속에서 간편한 고단백 식품이 빠르게 식탁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시장도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인용한 유통업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은 2019년 1206억원에서 2024년 4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6년에는 8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단백질을 챙기는 방향 자체가 아니다. 내 몸 상태와 복용 중인 약, 소화 능력을 보지 않은 채 “좋다니까 매일 먹는다”는 식으로 접근할 때다.

 

◆달걀, 완전식품이지만 ‘모든 몸’에 같지 않다

 

삶은 달걀은 대표적인 고영양 식품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에 따르면 삶은 달걀 1개에는 콜린 147mg이 들어 있다. 콜린은 간 기능과 세포막 구성, 신경계 기능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달걀도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담석증 환자는 2020년 21만9786명에서 2024년 27만7902명으로 늘었다.

 

담석증은 담낭이나 담관에 돌이 생기는 질환으로, 증상이 있는 경우 식사 후 오른쪽 윗배나 명치 부근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 섭취는 담낭을 수축시켜 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달걀노른자에도 지방이 들어 있는 만큼, 담석증으로 식후 통증을 겪는 사람이라면 섭취량과 조리 방식에 주의가 필요하다.

 

담석이 있다고 달걀을 무조건 끊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증상 유무와 의료진의 식사 지도를 함께 봐야 한다.

 

◆두부, 가볍지만 ‘복용 타이밍’이 핵심

 

두부는 부드럽고 부담이 적은 식품으로 자주 꼽힌다. 식품영양성분DB 기준 두부는 100g당 수분 81.2g, 단백질 9.62g, 열량 97kcal를 포함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기 쉬운 사람에게는 비교적 간편한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제, 특히 레보티록신을 복용 중인 사람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레보티록신은 공복 복용이 권고되고, 음식이나 일부 성분이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문서에도 콩 기반 식품이 레보티록신 흡수를 낮출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약을 복용 중이라면 아침 두부를 무심코 약과 붙여 먹기보다, 복용 시간과 식사 간격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음식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약과 만나는 시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단백질도 ‘얼마나’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단백질을 더 챙겨야 한다는 방향은 틀리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개정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단백질의 에너지 적정비율을 기존 7~20%에서 10~20%로 상향 조정했다. 탄수화물 비율은 낮추고 단백질 비율은 높이는 방향으로 기준이 바뀐 셈이다.

 

그렇다고 아침마다 단백질을 급하게 밀어 넣는 방식까지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복 상태에서 달걀과 두부를 빠르게 먹고 곧바로 차가운 커피까지 마시면, 일부 사람은 트림이나 속쓰림, 명치 주변 팽만감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문제는 음식의 이름이 아니라 섭취 속도와 양, 개인의 소화 상태다.

 

담석증이나 갑상선약 복용 여부에 따라 같은 식단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섭취 시점과 양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좋은 음식이라도 내 몸이 받아들이는 방식과 맞지 않으면 부담이 된다. 담석증 병력이 있거나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 중이라면 “무엇을 먹느냐”만큼 “언제, 얼마나, 어떤 상태에서 먹느냐”를 함께 봐야 한다.

 

결국 아침 식탁 위 달걀과 두부는 절대적인 정답도, 피해야 할 음식도 아니다. 중요한 건 내 몸의 조건이다.

 

식후 오른쪽 윗배 통증이 반복되는지, 갑상선약을 먹고 바로 두부를 먹고 있지는 않은지, 아침마다 속이 더부룩한데도 습관처럼 같은 식단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건강식은 남들이 많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내 몸이 편하게 받아들이는 음식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