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 장사가 잘돼 돈을 많이 벌었다고 월급 받는 종업원들이 사장에게 영업이익의 일부를 더 달라고 요구하거나 파업하는 게 말이 되느냐. 그러면 바로 해고다.”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명문화 및 상한선 폐지’ 요구와 총파업 예고(5월21일∼6월7일) 사태 관련 뉴스 댓글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비유다. 삼성 노조의 행태가 지나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식당이 적자가 났을 때 종업원이 책임지지 않듯, 고용 계약에 따른 임금 외에 식당 사장에게 추가 이익 배분을 강요하는 것은 해고 사유가 될 만큼 비상식적이라는 시각이 담겼다. 게다가 삼성 사측이 반도체 메모리 부문의 경우 실적에 따라 동종 경쟁자인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주겠다는데도 노조가 요지부동이니 혀를 차는 소리가 많다. 올해 삼성 반도체 사업의 이익 전망치 기준 성과급 규모(약 45조원)를 감안할 때 노조 요구대로면 반도체(DS)부문 직원은 최대 6억원 넘게 더 받는다고 한다. 그래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노사 갈등을 반노조적 입장에서 일개 식당의 사안으로 단순화하는 건 좀 그렇다.
때마침 불어닥친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운 좋게 돈벼락을 맞았어도 회사 성과에 기여한 직원들의 보상 요구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노사가 보상의 적정선을 잘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 회사는 이익 공유에 인색하면 안 되고, 노조도 탐욕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 기업 경쟁력과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 및 반도체 초호황에 제동이 걸릴 때를 대비한 실탄도 적당히 쟁여 놔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도록 지원한 주주와 국가, 협력(하청)업체 등에 적절히 보답하는 방안 역시 필요하다. ‘우리만의 돈 잔치’로 끝나면 안 된다는 얘기다. 특히 ‘국민기업’으로 불릴 만큼 한국 경제의 흥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삼성전자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반도체 쌍두마차로 노사가 사이좋게 푸짐한 성과급 밥상을 차린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둘 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자사 임직원들만의 공으로 돌려선 곤란하다.
스타 작가 박해영의 최신작으로 화제 드라마인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에 빗대면 삼성전자 노조의 모습은 ‘회사와 반도체 산업의 미래, 주주와 나라 경제가 어찌 되든 내 배를 양껏 채우지 못하는 한 무가치하다’고 느끼며 막무가내 싸우려 드는 것 같다. 그러지 말고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받는 등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 노조가 갈구하는 ‘존재 가치’에 대한 보상을 회사의 ‘미래 가치’와 일치시키며 더 뿌듯하고 풍족한 성과급을 챙길 수 있는 길 말이다. 삼성판 ‘모자무싸’가 해피엔딩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