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4년째를 훌쩍 넘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기념일(전승절)을 앞둔 휴전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제2차 세계대전 승전(전승절) 81주년을 닷새 앞둔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병사들이 수도 모스크바 시내에서 행진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군 최고사령관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오는 8∼9일 우크라이나에서 휴전한다”며 “우크라이나도 이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 수반이 5월9일 모스크바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발언에 주목한다”며 “러시아군은 기념행사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만일 키이우 정권이 전승절 81주년 기념행사를 방해하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러시아군은 키이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제시한 휴전일보다 이른 6일부터 자체적인 휴전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메니아 방문 중 “러시아가 밝힌 적대행위 중단 방식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0시부터 시작되는 휴전 체제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는 9일 개최하는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군사 장비 없이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두고 EPC 회의 연설에서 “그들(러시아)은 군사 장비를 마련할 여력이 없고, 무인기가 붉은광장 하늘을 맴돌까 봐 두려워한다”며 “러시아 지도자들이 종전을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할 때”라며 종전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