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북갑 지역 대진표가 완성됐다. 국민의힘이 5일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북갑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하면서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무소속 한동훈 후보, 박 후보 간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표 분산을 막기 위해 한 후보와 박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박덕흠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지난 3, 4일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실시한 결과, 박 전 장관을 부산 북갑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외교관, 검사를 지낸 재선 의원 출신으로, 윤석열정부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역임했다.
하정우·박민식·한동훈 후보 간 3자 구도의 최대 변수는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다. 전통적으로 부산은 보수 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편이지만, 북갑 지역은 부산시장 후보로 뛰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3선을 지내며 바닥을 다져온 곳이다. 직전 22대 총선에서도 부산 지역구 18곳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한 곳이 북갑이고, 민주당 후보로 부산 출신의 이재명정부 핵심 참모였던 하 후보가 등판했다는 점도 보수 진영의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선거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부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일 부산 북갑 유권자 58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하 후보가 34.3%, 한 후보는 33.5%로 오차범위 내 박빙 양상을 보였고, 박 후보도 21.5%로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후보 당사자 측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일화 가능성은 제로(0)”라며 “북구가 보수 부활의 출발점이라는 대의명분에도 그런 정치공학점 셈법은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도 “한 후보는 단일화할 생각이 0%”라며 “단일화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한 후보는 쪼그라들고 보수 재건이라는 큰 그림 자체도 깨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부산 북갑 후보 확정으로 14곳 중 12곳의 재보선 공천을 완료했다. 남은 2곳 중 민주당 텃밭인 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재공모를 통해 조만간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충남 공주·부여·청양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문제다. 해당 지역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5선 출신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윤 어게인’ 심판론 우려가 확산하며 공관위 심사가 보류됐다. 정 전 부의장 출마에 공개 반발한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는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당초 예고했던 도지사직 사퇴와 예비후보 등록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부의장 공천 문제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전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공천을 진행하겠다”며 “공관위에서 결정하겠지만, 당대표나 지도부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정 전 부의장에 대한 공천 배제(컷오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그간 장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독자적인 판단을 존중해온 만큼 오는 7일 윤리위의 정 전 부의장 복당 승인 여부에 따라 충남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의 후보자가 최종 확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