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부터 이수지까지…인류 숙적 모기의 ‘진짜 정보’ 파헤치기

올해 여름 모기, 평년 대비 7배 더
체온, 냄새, 이산화탄소로 사람 감지
모기 물리면 얼음찜질, 모기약이 제일
개그맨 이수지가 ‘모기 물지 마’라고 외치며 모기를 내쫓고 있다. 유튜브 ‘핫이슈지’ 캡처

지난달 28일 개그맨 이수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공개된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로 패러디한 영상에서 유치원생이 모기에 물리자 그는 “응급실을 불러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도 ‘증문’(憎蚊, 얄미운 모기)이라는 시를 쓸 정도로 모기를 힘들어했다고 한다. 시에는 “제 뺨을 제가 쳐도 헛치기 일쑤”, “넓적다리 급히 만져도 그는 이미 가고 없어”라고 적혀 예로부터 모기 쫓기 어려웠음을 보여준다. 

 

모기가 기승을 부릴 여름을 앞두고 각종 속설이 난무하는 모기에 대한 ‘진짜 정보’를 짚어봤다.

 

 

 

벌레에 물리고 손이 가려워 긁고 있는 남성. 게티이미지뱅크

◆ 7배 늘어난 모기, ‘혈액형 O형’ 대신 ‘열과 냄새’ 쫓는다

 

올해 여름 모기는 7배 더 많아질 수 있다. 지난달 24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매개체 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16주차(4월 13∼15일) 일본뇌염 매개모기지수는 평균 7개체다. 평년 평균 1개체 대비 7배 많은 수준이다. 모기지수는 하룻밤 동안 채집기 1대에서 포집한 모기의 평균 개체 수를 의미한다.

 

모기 개체 수가 늘면서 어떤 사람이 더 잘 물리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흔히 알려진 ‘혈액형 O형이 모기에 잘 물린다’는 속설은 거짓이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환경대학 나이젤 비비(Nigel Beebe) 부교수는 모기가 특정 혈액형, 즉 적혈구 표면에 있는 특정 항원이 모기를 끌어당기는 증거가 없다고 대학교 게시글에 밝혔다. 모기가 체온, 냄새,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사람을 문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이유로 ‘달콤한 피’가 모기에 잘 물린다는 속설도 사실이 아니다. 당뇨병 환자처럼 혈당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기가 더 달라붙지 않는다. 모기는 땀 냄새를 강한 사람, 체구가 크거나 열이 많은 사람, 신진대사가 활발한 성장기 아동·청소년을 좋아한다. 임산부는 열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늘고 체중이 커 모기에 잘 물린다. 또한 술을 마셔도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모기가 표적으로 삼는다. 

 

 

 

마트에 진열된 모기 퇴치용품. 연합뉴스

◆ 초음파 앱보다 효과적인 ‘선풍기 바람’

 

특정 주파수가 모기를 내쫓는다는 속설도 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네덜란드 곤충학자 바트 놀스(Bart Knols)는 “초음파가 모기를 퇴치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캄피나스 주립대학교 생물학 연구소 실험에서도 시중에 나온 제품 중 일부는 오히려 모기를 더 많이 유인했다고 2010년 보고했다.

 

반면 선풍기를 회전 모드로 켜두면 모기 접근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모기는 체중이 약 3㎎에 불과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쉽게 날아오지 않아서다.

 

건물 고층에 거주해도 배수구로 모기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방제를 위해서는 서식처 제거가 급선무다. 따라서 모기가 드나들 수 있는 배수관 구멍, 환풍구 뚜껑, 벌어진 방충망 사이와 같은 틈을 모기망으로 씌워야 한다. 모기 유충은 고인 물에 서식하므로 물기도 철저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 야외 활동 시에는 노출 부위에 기피제를 발라 모기 접근을 막아야 한다.

 

모기에 물리면 침을 바르거나 손톱으로 십자가 모양을 만드는 사람이 많다. 국내외 연구와 언론에 따르면 효과는 제한적이고 오히려 2차 감염 위험이 있다.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다. 침을 바르면 알칼리성 물질이 산성인 상처 부위를 일부 중화시킨다. 손톱으로 십자가를 만들면 통점을 자극해 가려움을 덜 느끼게 한다. 하지만 구강이나 손에 있는 세균이 상처 부위로 침투해 ‘봉와직염’과 같은 세균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뜨거운 숟가락을 대는 민간요법도 화상 위험이 있어 피해야 한다.

 

모기에 물리면 먼저 시원한 물로 깨끗이 씻고 얼음찜질하면 부기와 가려움 완화에 좋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항히스타민 성분 모기약도 효과적이다. 물린 부위가 부으면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 성분이 있는 복합연고를 신속히 발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