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르무즈해협 한국 선박 화재와 관련해 피격 가능성에 대한 신중론을 이어갔다. 사고 초기에는 피격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추가 정보 검토 뒤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선박 상태 확인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이 참여를 요청했던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작전이 종료된 만큼 당장 검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선박의 화재 원인을 비롯한 상황을 파악·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화재 초기) 저희도 (피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실무회의를 할 생각도 있었는데, 다시 정보를 추가 검토해보니 피격이 그렇게 확실치는 않은 것 같았다”며 “일단 침수라든가 기울임 등이 없어서 실무회의를 하지 않고 상황을 논의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소통·대처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가 신중론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사고 원인에 따라 후속 대응의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만약에 피격이 아니라면 그건 많은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피격이 아니라면 단순한 화재 사건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좀 달라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피격을 전제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사고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도 정부의 신중론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주한이란대사관은 이날 낸 성명에서 “이란 대사관은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선박이 피해를 본 사건과 관련해 이란군이 관여했다는 어떠한 주장도 단호하고 명백하게 부인한다”고 선을 그었다.
사고 선박은 예인 대기 중으로 7일 새벽에서 오전 사이 예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원인 규명에 걸리는 시간에 대해 “얼마나 걸릴지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외부적인 관찰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기에 수일 내에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판단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미국이 참여를 요청했던 해방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당장 검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위 실장은 “검토를 하려고 하는데 그 작전이 종료됐기 때문에 그 검토는 꼭 필요하지는 않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해방 프로젝트에 앞서 제안했던 ‘해양 자유 구상’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위 실장은 “미국이 제안하는 해양 자유 구상에 대해 해협에 관한 우리의 기본 입장, 한반도 대비 태세, 국내법 절차 등 다양한 제반 여건을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해양 자유 구상의 성격에 대해선 “해협의 안정화와 통항의 자유를 위한 폭넓은 접근인 것 같아 보인다”며 “해양 자유 구상과 프로젝트 프리덤 간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파악 중”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해방 프로젝트에 대해 참여 검토 입장을 밝혔던 것을 두고 “미국 대통령이 우리에 대해 거명하면서 참여를 종용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검토한 것”이라며 “저희가 검토한다고 한 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 차원의 이야기인데 ‘긍정 검토’ 등 다양한 해석을 낳았지만, 정부 입장 취지는 동맹국의 정상이 우리를 거명해서 제안했기 때문에 검토한다는 거였다. 말 그대로 거기까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