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졌다. 팀 타선의 핵심인 문보경이 왼쪽 발목 인대 손상으로 인해 4~5주 이탈이 알려진 날 터졌기에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LG의 차세대 거포 자원으로 꼽히는 이재원이 935일 만에 1군 무대에서 대포를 폭발시켰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 이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걸까.
이재원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2회 첫 타석에서 선제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재원의 홈런포로 앞서나간 LG는 6-1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려 시즌 성적이 21승11패가 되며 이날 롯데에 1-8로 패한 선두 kt(22승11패)에 반 경기 차로 다가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LG 선수단에는 또 다시 부상 악령이 덮쳤다. 전날 수비 도중 글러브에서 빠진 공을 밟아 왼쪽 발목을 접지른 문보경이 인대 손상으로 인해 재활 및 복귀에 4~5주가 걸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문보경이 빠진 1군 엔트리 한 자리는 거포 외야 자원인 이재원이 채워졌다.
이재원은 1군에 재등록된 6일, 곧바로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고, 첫 타석부터 자신의 장타본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게다가 상황적으로도 LG에겐 절실했던 한 방이었다. 1회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4번 천성호, 5번 송찬의가 연속 삼진, 박해민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무득점에 그쳤다.
2회 1사 후 구본혁이 두산 선발 최승용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나갔고, 이재원이 첫 타석에 들어섰다. 최승용과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이재원은 최승용의 시속 147㎞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벼락 같이 걷어올렸고, 이 타구는 쭉쭉 뻗어가 중앙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30m 대형 홈런이었다. 이재원은 7회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며 시즌 첫 멀티 히트에도 성공했다.
1999년생의 우타 외야 자원인 이재원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부터 장타력으로 주목받았고, 군입대 전인 2022시즌엔 13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엔 상무 소속으로 7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9 26홈런 91타점 OPS 1.100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12월 군 복무를 마친 이재원을 두고 염경엽 감독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엔 이재원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다. 마침 지난겨울 FA 시장에서 김현수가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자리가 빈 좌익수 자리는 이재원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재원의 1군 연착륙은 쉽지 않았다.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재원은 대타 자원으로 12경기에 나서 타율 0.063(16타수 1안타)에 그친 뒤 지난달 1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문보경의 부상으로 다시 1군에 올라온 이재원은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문보경이 한 달 이상 공백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재원이 장타로 팀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준다면 LG는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