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높은 신용도에 따라 입국 심사가 간소하다는 점을 악용해 유럽에 대마를 유통해 온 마약 국제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국인을 포섭해 350kg에 달하는 대마를 국외로 실어 날랐다.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태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영국, 벨기에 등지로 대마를 운반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모집총책과 운반책 등 14명을 검거하고, 이 중 7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베트남·중국 국적의 총책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한편 현지에서 적발돼 수감 중인 운반책 4명에 대해서는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완료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조직은 우리나라 국민이 영국이나 벨기에 등 유럽 일부 국가 입국 시 전자여행허가(ETA)와 자동 입국 심사를 통해 비교적 간소한 절차를 거친다는 점을 노렸다.
이들은 태국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캐나다에서 사들인 대마를 여행용 가방 하나당 15kg에서 70kg씩 담아 한국인 운반책들에게 맡겼다.
조사 결과 조직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단기간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여행객을 가장한 운반책을 모집했다.
이들은 운반책들에게 항공권과 숙박비를 제공하고, 운반에 성공할 경우 고액의 수당을 지급하며 유혹했다.
이들이 2025년 한 해 동안 국가 간 이동시킨 대마의 규모는 약 350kg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총책이 지시를 내리면 운반관리책과 모집총책을 거쳐 운반책에게 명령이 전달됐다.
운반책들은 출국 직전 대마가 든 가방을 전달받은 뒤 이동 경로마다 인증 사진을 찍어 보고했다.
특히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여행 중 모르는 외국인으로부터 부탁받아 내용물을 몰랐다”고 진술하도록 사전에 치밀하게 교육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현지 영사관 등과의 긴밀한 국제 공조를 통해 이들의 범행 수법을 파악하고 자금 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의도적인 가담 사실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차량과 예금채권 등 범죄수익 6023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하며 조직의 자금줄을 차단했다.
경찰은 최근 고수익을 미끼로 한 마약 운반 가담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전승원 경남청 마약수사계장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물품을 운반해달라는 제안은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며 “마약 은닉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현지 당국에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국내외에서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경남경찰청은 향후 외교부 및 인터폴과 협력해 해외에 체류 중인 상선들을 검거하는 등 초국가적 마약 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