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탄소 배출 없이 태양광과 물만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태양광 수소 생산'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물에 취약했던 나노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의 안정성을 크게 높이면서 수소 생산 효율까지 개선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7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따르면 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원 이창열 수석연구원과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김정규 교수, 전남대 신소재공학부 김태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물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효율 양자점 기반 복합 광전극(PQD@SiO₂/WO₃)을 개발했다.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기 위해서는 빛을 받아 전기를 생성하고 물 분해 반응을 유도하는 광양극(photoanode)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광양극 소재인 산화텅스텐(WO₃)은 물속에서도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빛을 전하로 변환하는 효율이 낮은 점이 한계였다.
반면 빛 흡수 성능이 우수한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CsPbBr₃)은 물과 빛에 노출되면 쉽게 분해돼 실제 활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두 소재의 장점을 결합하기 위해 양자점을 매우 얇은 실리카(SiO₂) 보호층으로 감싼 핵-껍질(core-shell) 구조를 설계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표면에 약 0.7나노미터(㎚)두께의 초박막 실리카 보호층을 형성해 수분과 전해질 침투를 막으면서도 전하는 통과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이를 산화텅스텐 전극 위에 배열해 복합 광전극으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 보호층이 단순 방수 기능을 넘어 양자점과 산화텅스텐 사이 전자 이동을 유도하는 내부 전기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빛으로 생성된 전하의 재결합은 줄고 양전하와 음전하 분리가 빨라지면서 물 분해 반응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부연했다.
실제 성능 평가에서도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 광전극은 동일한 산성 조건과 표준 태양광 환경에서 기존 산화텅스텐 전극 대비 약 2.2배 높은 광전류를 기록했다.
또 12시간 연속 작동 이후에도 전류 감소가 거의 나타나지 않아 수중 환경에서 장기 안정성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그동안 물속에서 불안정해 실제 광전기화학 물 분해 시스템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을 활용한 사례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자점이 직접 반응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빛 흡수와 전하 이동을 돕는 촉진자 역할을 한다는 점도 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창열 수석연구원은 "수중 환경에서 불안정했던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을 실제 물 분해 광전극에 적용하고 전하 이동과 계면 구조를 동시에 개선한 최초 사례"라며 "양자점 기반 광전극 설계를 통해 고성능 태양광 수소 생산 소재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정규 교수는 "기존 태양전지·발광소자 중심이던 양자점 활용 범위를 수소 생산 등 에너지 변환 분야로 확장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교수는 "나노소재 계면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수중 안정성과 광전기화학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속 가능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서스매트(SusMat)' 온라인에 지난달 5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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