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일본을 들를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복수의 양국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11∼13일 일본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등과 만날 계획이다.
베선트 장관은 방일 기간 엔화 약세 대응 문제를 비롯해 희토류·에너지 공급망 등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이란 문제도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그는 재무장관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 방일이지만, 헤지펀드 매니저 시절을 포함해 일본을 50번 넘게 방문한 ‘지일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중 관계에 대한 일본 측의 입장도 청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 측은 당초 4월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 직전 대중 정책에 관한 조율을 하려고 백악관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한 바 있지만, 당시 중동 정세가 심각해지면서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해협 자위대 파견 등 미국 측으로부터 어려운 요청을 듣고서 귀국한 바 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달 30일 1년 9개월 만에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화를 파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당국의 개입 이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엔대로 조정됐으며, 미국 재무부는 “일본 측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닛케이에 밝혔다. 일본의 환율 개입을 용인하는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일본은행은 최근 일본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엔화 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여 엔고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최근처럼 금리 상승과 엔저가 동시에 나타나면 투기적 거래를 자극하고 미국 국채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선트 장관은 오래 전부터 투기적 엔화 매도를 경계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