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통일” 외치던 남북 응원전…北 ‘헌법 개정’에 어찌하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 참가를 위해 방한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응원 방식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남북 스포츠교류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됐던 통일·민족 상징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공식화 이후 첫 방남 사례라는 점에서 새로운 남북팀 공동응원이 방식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1월 15일 미얀마 양곤에서 AWCL ISPE(미얀마)와의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EPA연합뉴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0일 경기 수원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위민과 4강전을 치른다. 7년여 만에 한국에서 성사된 남북 경기인 만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대북 민간단체도 응원단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화협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각 단체별로 모집 인원이 다른데 민화협은 100∼200명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음 주 초 응원 방식을 두고 단체 실무자들 간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응원에 사용할 구호나 깃발 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전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아무래도 과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좀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남북 대결이나 남북 스포츠교류 공동응원에서는 “우리는 하나다”, “조국통일” 등의 구호가 관행처럼 등장했다. ‘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같은 노래와 민족 상징도 응원 과정에서 활용돼왔다. 그러나 2023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이런 응원 방식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날 공개된 북한 헌법 개정 내용에는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명시적으로 반영된 반면, 기존 헌법에 담겼던 ‘통일’과 ‘민족’ 관련 표현은 삭제됐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제도적으로 재확인한 셈이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리유일 감독은 2024년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 시절 “"북한 팀이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팀이니까 국호를 정확히 부르지 않으면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팀 간 경기가 아닌 국제 클럽대항전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장에서는 인공기 대신 클럽기가 사용되고 국가 연주도 진행되지 않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민간 단체가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하는 것과 관련해 “민간단체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정부도 필요한 사항 있으면 검토하겠다”면서도 “다만 클럽대항전이라 클럽기 사용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미 변화한 기조가 반영된 응원 사례도 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은 지난 3월 호주에서 열린 AFC 여자 아시안컵에 원정 응원단 약 10명을 파견했다. 당시 북한과 중국 경기에서 원정 응원단은 북한의 두 국가 기조 등을 고려해 “코리아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조선 이겨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