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0∼2000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고대 개 유전 정보가 해독됐다. 한국 토종견 형성의 기원을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한반도 고대 개의 ‘전장 유전체(DNA 전체 유전 정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일본 종합연구대학원대학 공동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사적 ‘사천 늑도 유적’과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출토된 고대 개 4마리를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을 활용해 전장 유전체를 복원했다. 분석 결과, 한반도 고대 개는 호주 딩고와 뉴기니 싱잉독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특징을 보였다. 다만 동일한 집단은 아니어서, 한반도 고대 개만의 독자적인 계통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동아시아 개 집단이 단일 계통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분화돼 있었음을 시사한다.
또한 고대 개 유전체에서는 동부 유라시아뿐 아니라 유럽·아프리카 등 서부 유라시아 계통 유전자도 함께 확인됐다. 특히 시기가 후대로 갈수록 서부 유라시아 유전자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대 시대에 개들도 지역 간 교류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오늘날 한국 토종견 형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진돗개, 동경이, 삽살개(사진) 등은 서부 유라시아 계통 유전자 비율이 비교적 높은데, 이는 다양한 지역 개들이 오랜 기간 섞이면서 현재의 모습이 형성됐음을 시사한다.
고대 한반도 개는 늑대 집단과도 일부 유전적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늑대와 가장 가까운 유전적 연관성을 보였으며, 한국과 중국 늑대 집단과의 교류 흔적도 확인됐다. 이는 개가 가축화된 이후에도 늑대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보여준다.
연구소는 “신석기시대 개 유전체 자료를 추가 확보해 한반도 개의 진화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