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작전, 동맹 반발·유가 급등 역풍… 트럼프, 서둘러 ‘종전카드’

美 태세 전환 배경은

사우디, 미군기 영공 통과 불허
호위 작전 지속 전개 어려워져
‘4년 만에 최고치’ 유가도 부담

종전안 타결 속전속결 행보 속
“이란, 거부 땐 더 센 폭격” 압박
“타코 트럼프… 최측근도 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통항 지원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해방 프로젝트) 작전을 개시 하루 만에 중단하고 종전안 논의를 서두르는 이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일 상승하는 유가도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안 합의를 자신하면서도 ‘폭격’을 언급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백악관에서도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서 UFC 개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신의 80세 생일인 다음달 14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릴 이종격투기 대회 UFC(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의 가상 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올여름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UFC 프리덤 250’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UFC 사랑은 매우 유명하다. 그는 이란과 1차 종전 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달 11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UFC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워싱턴=AFP연합뉴스

NBC방송은 6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 2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해방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사우디 지도부가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사우디는 미국 측에 리야드 남동쪽에 위치한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미군 항공기의 출격과 사우디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통화가 이뤄졌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핵심 영공에 다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작전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개시 후에야 카타르와 오만의 지도자와 통화하는 등, 중동 동맹국과의 협력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해방 프로젝트는 호르무즈해협의 민간 선박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미군이 호위하는 작전이다. 미 행정부는 해협 통항을 위해 당초 육·해상 항공기 100여대를 운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위해서는 중동 동맹국의 영공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 미국 당국자는 NBC에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지역 파트너의 영공을 활용하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다른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고공행진하는 유가도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안 논의를 서두르게 한 배경이다. 실제 미국이 이란의 반발 속에 해방 프로젝트를 개시한 첫날, 해협 내 긴장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5% 넘게 치솟았다. 이날 미국의 소매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약 3.78ℓ)당 4.54달러로 집계됐다. 전쟁 발발 후 50% 넘게 급등한 수치로, 2022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홍해 이동하는 佛 항모 6일(현지시간) 프랑스 해군의 샤를드골 항공모함 전단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홍해 남부로 향하고 있다. 프랑스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지원하기 위한 향후 임무 준비의 일환으로 지중해 동부에 배치한 항공모함 전단을 이동 배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AFP연합뉴스

미국은 종전안 타결을 서두르면서도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이어가면서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만약 그들(이란)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과 강도로 폭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를 통해 미군의 해상봉쇄를 뚫고 복귀하려던 이란 유조선에 발포해 선박을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종전안 논의 중에도 해협 봉쇄 조치는 여전히 유효함을 강조한 것이다.

가디언은 미군의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 게재 후 이뤄졌다며 “급격하고 때로는 모순적으로 바뀌는 정책의 가장 최근 사례”라고 설명했다. NBC방송은 “종전을 위한 노력이 시작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자주 바꿔 왔다”며 “‘이란과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에는 ‘이란의 제안이 수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순되는 행보에 백악관뿐 아니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최측근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합의된 사항을 이행한다면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은 끝날 것”이라고 했는데, 루비오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작전은 이미 끝났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이 작전 종료 여부에 대해서도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장관의 균형까지 무너뜨린 모습”이라며 “과장되고 예측 불가능한 대통령을 대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부각했다”고 비판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급변하는 현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라며 “어떤 행정부도 상황 전개를 실시간으로 알리기 위해 이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