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소화기계 암이다. 발견 시점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낭 및 담도암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대비 2024년 담낭암 환자는 약 13% 늘었으며, 특히 고령층에서 증가 폭이 두드러져 고위험군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담낭은 간 아래에 위치한 작은 주머니 형태의 장기로,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했다가 식사 시 장으로 배출해 지방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낭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소화불량, 속 더부룩함, 오른쪽 윗배 불편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흔한 위장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간과되기 쉽다. 이후 병이 더 진행되면 간과 담관, 림프절 등으로 퍼지면서 통증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담즙 배출이 막히면 소변 색이 짙어지거나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동반될 수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효정 교수는 “담낭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담석이나 담낭 용종, 담낭벽 비후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담낭암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담석이다. 담석이 오랜 기간 담낭벽을 자극하면 만성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담낭 용종 역시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점차 커지는 경우에는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담낭벽이 두꺼워지는 벽비후 또한 암과 구분이 어려워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비만, 지방간, 대사증후군 등도 담낭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담낭에 국한돼 있거나 주변 침범이 제한적인 경우에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진행된 상태에서는 항암치료, 면역치료, 표적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병행하게 된다.
김 교수는 “담낭암은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며 “고령이거나 담석, 담낭 용종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검진에서 담낭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며 “비만과 대사질환 관리 역시 담낭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