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종합특별검사팀(특검 권창영)이 ‘계엄 설계자’로도 불리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규명을 위해 연일 현장검증에 나서고 있다. 앞서 유력 정치인 등 일명 ‘A급 수거 대상’들의 ‘수집소’로 지목된 해병대 연평부대 내 시설을 찾은 데 이어 이번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을 구금하려 했던 장소로 알려진 수도방위사령부 벙커 등을 확인했다.
종합특검팀은 8일 “특검팀은 피의자 노상원의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수사를 위해 서울 관악구 남현동 소재 시설물에 대해 검증했다”며 “이 시설물은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으로, 계엄 당시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들이 중앙선관위 직원들을 체포한 후 구금할 장소로 계획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밝혔다. 종합특검팀은 보안 등 이유로 정확한 장소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수방사 내 ‘B-1 벙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노 전 사령관 등의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들을 수사한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은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요원 30여명에게 계엄 사태 당시 부정선거와 관련된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감금하는 임무를 부여했다고 봤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계엄 당일 선관위에 출동한 부하가 보낸 조직도를 보고 체포·감금할 직원 30여명을 최종적으로 정했고, 휘하 대령이 요원들에게 명단을 불러주며 포승줄 등으로 묶고 얼굴에 복면을 씌운 뒤 수방사 벙커로 이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 체포조는 송곳과 안대,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 망치 등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예상보다 빨리 계엄이 해제돼 주요 인사나 선관위 직원 체포가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이날 현장검증을 통해 당시 노 전 사령관이 세웠던 체포·구금 계획이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실제 이행이 가능한 작전이었는지 등을 살펴봤다. 이를 토대로 노 전 사령관에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따져볼 방침이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6일에는 ‘노상원 수첩’에 수집소로 기재된 해병대 연평부대 수용시설 등을 점검했다. 노 전 사령관은 수첩에 A급 수거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의 이름을 적었다. ‘수거 A급 처리 방안’이라며 ‘연평도에 수집소 설치’, ‘안보 의식 고취 차원에서 연평도로 이동’이라고도 썼다. 종합특검팀은 “6일 검증과 오늘 검증 결과를 토대로 노상원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종합특검팀은 내란 동조 의혹으로 고발됐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를 불기소 처분한 데 대해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예비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3일 당시 전북도지사로서 도청사 폐쇄 등의 행정안전부 지침을 이행하고, 지역 계엄사령부에 협조한 혐의로 고발됐다.
이후 김 예비후보를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종합특검팀은 전날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종합특검팀은 “김 예비후보는 계엄선포 29분 후 기자 인터뷰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며 “당시 도지사가 국헌문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사 폐쇄, 준예산 편성, 35사단 지역 계엄사와의 협조체제 유지 등 고발장 기재 혐의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