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봄이어서 희망적이고 밝은 내용의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아기를 키우고 있어서 우울한 노래가 지금 제 상황과 맞지 않다고도 생각했죠. 그런데 멜로디가 너무 좋았고 여기에 맞추다 보니 밝은 가사가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번에도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를 내게 됐어요.”
가수 임정희가 지난 23일 신곡 ‘멈춰버린 시간의 끝에’를 발표했다.
이번 신곡은 사랑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정지된 감정과 관계의 단절을 다뤘다. 특히 ‘멈춰버린 시간’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고립된 심리와 내면의 갈등을 조명했다.
지난 7일 서울에 위치한 소속사 MUMW 사무실에서 만난 임정희는 신곡에 대해 “연인이 서로 안 맞고 어긋나고 같이 있어도 멀게 느껴지면서 이별을 예감하고 이별 중인 관계를 이야기한 노래”라고 곡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여태껏 내가 작사와 작곡 등에 참여해왔는데, 전적으로 소속사를 통해 곡을 맡긴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욕심을 내려놓고 ‘좋은 곡’을 잘 부르는 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대중적이고 편한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했던 노래 중에 가장 고음의 곡”이라는 임정희는 음정을 낮춰 볼까 했지만, ‘맛’이 살지 않았다고 했다.
“키(Key·음정)를 낮춰 불렀는데, 그 느낌이 담기지 않았어요. 녹음할 때 노래하기에 만만치 않다는 걸 느꼈지만, 제 목소리가 돋보이는 음역대가 있는데, (신곡이) 그 부분에 딱 맞아서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신곡이 워낙 고음이어서 팬들은 “또 자기만 부르려고 힘든 노래를 내놨다” 등 볼멘소리를 냈지만, “역시 임정희”라는 호평도 많다.
임정희는 “음악을 20여 년 해오고 있어서 항상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동시에 ‘임정희이니까 이 정도는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2023년 발레리노 김희연과 결혼한 임정희는 지난해 9월 득남했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가 ‘솔(소울) 여제’ 임정희에게 어떤 변화를 줬는지 묻자 “감정이 풍부해졌다”는 답이 나왔다.
“아기가 태어나고 감정이 직관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기쁘고, 슬픈 감정 등이 훨씬 더 와닿아요. 어렸을 적에는 기획사에서 설명해준 내용을 토대로 곡을 이해했어요. 반면 지금은 경험치도 쌓이고 감정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어서 더욱 풍부하게 노래할 수 있어요.”
악뮤(AKMU)와 김광진의 노래를 최근 자주 찾는다는 임정희는 박혜경, 남규리, 거미, 휘인, 소유 등 다양한 세대의 여성보컬리스트 활동이 늘어난 점에 대해 “패션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예전 것을 찾고 듣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 같다”며 “특히 부모가 들었던 노래를 성인이 된 자녀들이 듣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2005년 싱글 앨범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Music Is My Life)’로 데뷔한 임정희는 지난해 20주년을 맞았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음악을 해오다보니 히트곡도 있지만, 대중의 조명을 받지 못한 곡들도 다소 있다.
한 곡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임정희는 2021년에 내놓은 싱글 ‘낫포세일(Not4${esc.d}ale)’을 말했다.
“작곡과 작사를 직접 했는데, 당시 느낀 점을 하나하나 담았죠. 사람에게 가격을 매기는 세태에 대해 우리는 각자 가치가 있다는 내용으로. 알앤비(R&B) 느낌으로 봄에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를 좋아하셨던 분이면 괜찮다고 느낄 겁니다.”
임정희는 이번 신곡 공개 이후 대중과 접점을 늘릴 예정이다. 연내 콘서트와 앨범 발매를 포함해 유튜브 채널 운영도 고민 중이다.
“올해 안에 공연을 할 계획은 있는데, 아직 일정은 정하지 못했어요. 또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가수 임정희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활동도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요리를 잘 못해서, 요리를 배우는 콘텐츠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곳을 통해 자주 인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