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일 호감도가 2025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에 대한 인식 변화는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에 대한 지지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공개한 ‘2013~2025 한국인의 대일 인식 분석’ 보고서는 여론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대일 인식 변화를 분석하고, 한일 간 건설적 관계 구축을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해당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열린 외교안보연구소 주요국제문제분석 세미나 논의를 바탕으로 4일 발행됐다.
◆일본 좋은 이유는 문화·국민성…싫은 이유는 역사·영토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지난해 발표한 한·일 상호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52.4%는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좋음·대체로 좋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좋지 않은 인상’(대체로 좋지 않음·좋지 않음)이라는 응답은 37.1%였다. 조사는 지난해 8월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58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일본에 호감을 느끼는 이유(2순위까지 중복응답)로는 △친절하고 성실한 국민성(46.6%) △매력적인 식문화와 쇼핑(31.7%)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점(25.7%) 등이 꼽혔다. 반대로 부정적 인상을 갖는 이유로는 △한국 침탈 역사에 대한 반성 부족(82.8%) △독도 영유권 주장(48.0%) △위안부·강제징용 등 역사 문제 미해결(41.2%)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현재 일본 사회와 문화적 이미지에 기반한 반면, 부정적 인식은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상승 추세를, 부정적 인식은 하강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국의 외교 갈등이나 주요 현안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2013년 12.2%에서 2019년 31.7%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했던 ‘좋은 인상’ 응답은 2020년 12.3%까지 급락했다. 보고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이 나온 이듬해인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긍정 인식은 다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대일 인식 개선, 한·미·일 안보협력 지지도에 영향
대일 호감도 상승은 안보협력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나왔다. EAI 조사는 ‘한·미·일 삼각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대해 78.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조사 첫해인 2018년(60.9%)보다 17.9%포인트(p), 최근 한·일 호감도가 가장 낮았던 2020년 53.6%보다는 25.2%p 증가한 수치다. 안보협력의 지속 가능성은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보고서는 “역사·영토 문제로 대일 호감도가 악화할 경우 안보협력 지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일본의 방위력 증강이 한국 사회의 위협 인식을 키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이런 여론의 민감성을 일본 측에 명확히 전달하고, 양국 국방당국 간 소통과 투명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일 협력이 영토 주권에 대한 양보로 비치지 않도록 정부가 독도 문제 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