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향해 강력한 칼날을 뽑아 들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전날 서울 중구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본사에 인력을 투입해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 특별 조사를 전담한다. 조사 강도 등이 높은 이유에서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재계의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국세청은 하나금융 측이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하고 비정기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지 불과 4년 만에 다시 하나금융 세무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별 납세자 관련 세무조사 등 정보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국세청 입장인데,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금융 구조 개혁’을 언급한 상황에서 조사가 이뤄진 터라 더욱 주목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그것이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은 금융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국가 질서의 일부라면서다.
이 대통령의 지적은 최근 김 실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올린 ‘금융의 구조’ 글과도 맥이 통한다.
김 실장은 글에서 “금융은 완전한 자유시장이 아니다”라며 “국가의 면허를 받고, 공적 자금의 지원 아래 작동하는 제도적 산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는 “신용 격차는 고용, 소득, 자산 격차와 맞물리며 증폭되고 그 비용은 사회 전체로 확산한다”며 “이 구조를 바꾸자는 게 왜 민간 영역에 대한 부당한 개입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완전한 민간 기업이 아니라 국가의 면허 위에서 예금자 보호라는 공적 안전망을 등에 업고 위기 때면 구제금융의 보호를 받는 준공공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기관의 특권에 상응하는 정부의 ‘사회적 역할’ 요구는 부당한 금융 시장 개입이 아닌 정당한 계약의 이행이라는 게 김 실장의 주장이다.
국무회의에서 “욕 많이 먹고 있다”는 김 실장에게 이 대통령은 “욕먹을 일이 아니다”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준공공기관이라고 하니 누가 그렇게 욕을 하느냐”며 재차 묻고는 “실장님은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그냥 뜻대로 하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