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에 대한 나치 독일의 무조건 항복 81주년을 맞아 미군의 희생을 기렸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을 돕지 않고 되레 비판하는 점을 겨냥해 ‘오늘 유럽이 누리는 자유는 미국 덕분임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성명을 통해 이날을 ‘2차대전 전승절’(Victory Day for World War II)로 선포했다. 꼭 81년 전인 1945년 5월8일 독일군 대표가 미국, 영국 등 연합국 군대 대표단 앞에서 무조건 항복 문서에 서명한 것을 기념하는 차원이다.
트럼프는 “유럽에서 폭정과 악에 맞선 미국의 기념비적 승리를 축하한다”며 “1945년 5월8일 나치 독일의 철권이 무너지고 승리 소식이 조국과 전 세계를 휩쓸며 자유의 역사에 결정적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벌지 전투 등 미군이 주도한 핵심적 군사 작전을 언급한 뒤 “(독일의 패망은) 거의 4개월 뒤 연합군이 제국주의 일본을 상대로 대승을 거둘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의 2차대전은 1945년 5월8일 끝났지만, 전체 전쟁은 그해 9월2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 문서 조인으로 종결됐다.
트럼프는 나치 독일과의 전쟁에서 미군 25만명 넘게 전사한 사실을 거론하며 “자유를 위한 싸움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의 영웅적 희생은 우리가 소중하고 신성하게 여기는 자유란 다수의 희생을 토대로 만들어졌음을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미국과 결속돼 있는 유럽 동맹국들에게 ‘2차대전 당시 미군의 희생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의 이란 전쟁 수행을 지원하지 않는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미국이 아니었다면 유럽 국가들은 독일어를 쓰고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유럽 국가 상당수가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의 점령 통치를 받았고, 그들을 압제로부터 해방시켜준 것은 다름아닌 미군이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최근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환영 만찬 도중 트럼프의 해당 발언을 언급한 뒤 “감히 말씀드리자면 우리(영국)가 없었더라면 여러분(미국인들)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18세기 영국이 북미 대륙에서 프랑스 세력을 몰아낸 역사를 언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