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그 온기가 서민과 중소기업으로까지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길어지면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을 찾는 개인과 기업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8일 법원행정처와 주요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3만99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만5325건)보다 13.1%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파산 신청 역시 1만434건에 달하며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산 시장의 호황과 달리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조사 결과 지난해 개인파산 신청자 가운데 ‘생활비 지출 증가’를 이유로 든 비중이 48.8%로 가장 높았으며 실직 또는 소득 감소 등이 뒤를 이었다. 물가 상승과 이자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소득 기반마저 약해지자 한계에 내몰린 채무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올 1∼3월 법인 파산 신청은 지난해 동기보다 28% 증가한 58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원 통계 월보상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을 도모하기보다 곧바로 문을 닫는 ‘파산’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과 실물 경제의 괴리가 실물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과 서민의 재정 상황은 계속 악화하는 불균형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과 개인이 연쇄 도산하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한 만큼 내수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