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살인 미수’ 태권도장 직원·관장 구속…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 모방했나

살인미수 혐의로 20대 A씨와 40대 B씨 구속
B씨 남편이 평소 혼자 술 마신다는 점 노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60정 빻아 술에 넣어
‘강북 모텔 연쇄살인’ 모방 범죄 여부 조사

남편에게 약물이 섞인 술을 먹여 살해하려 한 태권도장 직원과 공범 관장이 모두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범행 당시에 ‘강북 모텔 연쇄살인범’ 김소영이 사용한 약물을 동원한 정황이 나타나 ‘모방 범죄’ 여부를 당국이 살펴보고 있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9일 살인미수 혐의로 태권도장 관장 20대 여성 A씨와 직원 40대 여성 B씨를 구속했다. 이효선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는 이날 A씨와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약물을 탄 술로 남편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 태권도장 직원(왼쪽)과 공범 관장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인천지법 부천지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A·B씨는 지난달 25일 부천시 원미구 주택 냉장고에 약물을 탄 1.8L짜리 소주 페트병을 넣어두고 B씨 남편인 50대 C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C씨가 평소 혼자 술을 마신다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으나, C씨는 이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의 범행은 A씨가 지난 6일 오후 6시30분쯤 B씨 자택에서 C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현행범 체포된 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살인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나자 B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알약 형태의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60정을 빻아 가루로 만든 뒤 범행에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약물은 모텔 연쇄살인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소영이 지난해 12월부터 20대 남성 2명을 살해할 때 쓴 물질이다.

 

벤조디아제핀은 불면증과 불안장애 등의 완화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다. 의존성과 내성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해 A씨 등이 실제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