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머저르 페테르(사진) 헝가리 신임 총리가 공식 취임했다. ‘유럽의 트럼프’라 불리던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의 집권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헝가리와 유럽연합(EU)의 관계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머저르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면서 “함께 헝가리 역사를 쓰고, 정권 교체의 문을 통과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헝가리 국민이 자신과 여당에 “단순히 정부를 바꾸는 것뿐 아니라, 시스템 자체를 바꾸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머저르 총리가 이끄는 친EU 성향의 티서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오르반 전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에 압승했다. 티서당은 199석 중 총 141석을 얻어 개헌 가능 선인 3분의 2(133석)를 여유 있게 넘어섰다. 오르반 전 총리는 16년 만에 권좌에서 내려왔다.
머저르 총리는 친러시아 민족주의 성향 오르반 전 총리의 유산을 지우고 권력이 다시는 한 곳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헌법 체계를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르반 총리 재임 기간 헝가리가 EU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가 됐다”며 오르반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들에게 이달 말까지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정권의 부패 수사 및 불법 취득 공공 자산 환수를 전담할 독립 기구도 설치할 방침이다.
머저르 정권은 ‘유럽으로의 복귀’를 선언하고 헝가리 의회 건물에 EU 기를 게양했다. 피데스당이 깃발을 내린 지 12년 만이다. 그는 EU가 헝가리의 법치주의 악화를 문제 삼아 동결한 기금을 다시 지원받기 위해 다른 회원국 정상과의 협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