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진사갈비의 가맹본부인 명륜당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명륜당이 고금리 대출을 할 수 있던 자금의 원천이 정책금융기관의 저금리 대출이라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고금리 대출을 운영하는 가맹본부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지난 8일 명륜당의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피심인에 송부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 격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공정위 심의 절차가 개시된 것이다.
이에 앞서 공정위와 금융위는 유사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정책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은 100개사와 매출액 100억원 이상인 498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명륜당을 포함해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한 사례는 3건, 기타 사례는 1건으로 파악됐다.
먼저 명륜당의 경우 산업은행 등의 정책금융기관에서 830억원을 연 3∼6%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뒤, 대주주가 세운 대부업체 14곳에 899억원을 대여했다. 이 업체들은 다시 명륜당 가맹점주에게 연 12∼18%의 고금리 대출을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업체 14곳은 금융위 등록 요건인 ‘총자산 100억원 및 대부 잔액 50억원’에 해당하지 않도록 이른바 ‘쪼개기 등록’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명륜당 가맹점주가 받은 고금리 대출은 대부분 가맹점 개설에 필요한 인테리어 비용 등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초기 가맹점을 대상으로 대출을 제공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쉽게 확장하고, 인테리어 시공으로 수익을 챙겼다”며 “가맹점주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누적되고 대출에도 묶여 폐점도 여의치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명륜당 대표 A씨는 대부업체 13곳의 대주주를 맡으면서 또 다른 특수관계사 B업체를 통해 가맹점주에게 868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B업체는 가맹점 매출액의 일정 비율(13%)을 매달 원리금으로 받는 ‘매출 기반 상환방식’을 썼고, 명륜당은 육류 등 필수품목 납품단가에 대출 원리금을 얹어 받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연 4% 수준의 은행 대출을 받은 C업체가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 112명에게 연 13%의 고금리 대출 114억원을 실행한 사례도 함께 적발됐다.
금융위는 정책금융자금을 활용해 가맹점 고혈을 짜내는 명륜진사갈비 사태의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가맹본부에 대한 정책대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먼저 정책대출을 취급하는 모든 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가맹점 대상의 직간접적인 대출을 취급하는지 보다 면밀히 확인하도록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또 가맹본부가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대출의 정보공개도 확대한다. 가맹희망자가 사업 준비 단계부터 신용제공 또는 신용알선 조건을 충분히 검토한 후 가맹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서 제도를 개편해 대출금리, 상환방식, 상환조건 등을 추가 기재사항에 넣을 방침이다.
금융위는 공정위와 함께 특수한 상환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가맹점주 피해 예방에도 나선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대신 납부하면서 상환현황을 알기 어려운 점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직접 차주인 가맹점주에게 대출 원리금 정산납부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또 가맹본부가 필수적·통일적 상품이 아닌 경우까지 거래를 구속해 피해가 발생하면 가맹본부가 손해의 3배까지 배상(징벌적 손해배상)하게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쪼개기 등록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와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 간의 규제차익을 해소할 예정이다. 한편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소상공인의 절박함이 누군가의 사업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돈놀이’는 철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