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정상화' vs 장동혁 '독재심판'… 여야, 메시지 전쟁 개막 [6·3 지방선거]

與 선대위 출범… 鄭 “나라 정상화”
張 “李 죄없애기”… 영남 표밭 다져

6·3 지방선거를 24일 앞둔 10일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 모드’로 전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중앙당을 선거체제로 전환했고,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가 영남권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표심 다지기에 속도를 냈다.

선거전을 이끄는 여야 대표들도 화력 지원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일보가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 대표의 최근 한 달간 발언 내역을 분석한 결과 두 대표 모두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 발신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선거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두 대표 모두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설화 리스크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3선 도지사’ 이력과 함께 출마한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바 있는 이시종 전 충북도지사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외에 ‘TK(대구·경북) 장녀’ 외과 의사 금희정씨, 안선하 세계보건기구(WHO) 자문관, 미얀마 출신 귀화 한국인 이본아씨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정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정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고 대한민국 대도약의 길을 당당히 열어낸 중요한 선거”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내란 세력의 준동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한민국 국가 정상화,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선거 구호로 걸었다.

 

장 대표는 이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인 부산 북갑의 박민식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 사무소 개소식, 이진숙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후보 개소식에 잇달아 참석했다. 장 대표는 ‘방미 논란’ 이후 일부 후보가 독자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장 대표와 거리두기 움직임을 보였지만, 지난 2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3일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계기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박민식 후보 개소식에서 공소취소 논란을 부른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을 겨냥해 “이재명 대통령이 자기 죄를 없애겠다고 난리 치고 있다. 계속 대통령을 해 먹으려고 개헌하겠다고 난리 치고 있다”며 여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과 장, 한 달간 무슨 말 했나

 

양당 대표들의 ‘메시지 전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정 대표와 장 대표의 공식 석상 발언을 분석한 결과, 정 대표는 윤석열 전 정권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현 정권의 성과를 부각하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는 ‘검찰’(62회), ‘윤석열’(51회), ‘내란’(45회), ‘계엄’(25회), ‘조작기소’(21회) 등을 자주 언급하며 현 정부·여당의 국가 정상화 의지를 꾸준히 강조했다. 특히 경제성장률과 ‘코스피’(17회) 지수 상승 등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경제’(33회), ‘민생’(27회) 회복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도 자주 냈다.

 

정 대표의 ‘현장’(27회) 중시 발언도 눈에 띈다. 전통시장, 어촌 등 현장 방문 경험을 적극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민주당의 서민 친화 정당 이미지를 강화하고 나아가 ‘지방선거’(37회) 승리 의지를 드러내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오후 광주 서구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민 후보와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장 대표는 제1야당 대표답게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한 수위의 비유와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장 대표 역시 ‘경제’(65회)를 주로 언급했는데, 정 대표와 반대로 경제 위기와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현 정부의 ‘외교’(29회) 정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안보’(19회)를 강조한 것도 장 대표 발언의 특징이다.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미국’(46회)과 이란 간 전쟁 국면에서 ‘한·미동맹’(20회) 약화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장 대표는 특히 현 정부·여당의 행태를 ‘독재’(19회)로 규정하며 정권 견제 수위를 높였다. ‘남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같은 자극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으며 ‘독재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설화 리스크’에 입단속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정치인들의 구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예외가 아니다. 민주당 정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북갑 하정우 국회의원 후보 지원 유세 도중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에게 “여기 정우 오빠. (오빠) 오빠 해봐요. 오빠 해봐요”라고 말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정 대표는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25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상인이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토로하자 “관광객이 이렇게 많은데 왜 장사가 안되느냐”며 “컨설팅을 받아보라”고 조언한 것이 논란이 됐다. 같은 당 김문수 의원도 지난 2일 한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에게 “감시하려고 의원들을 만들어 놓은 거잖아, ‘따까리’(심부름꾼을 비하하는 표현) 하려면 공무원을 해야지”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진숙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0일 대구 달성군 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손잡고 파이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도 논란성 발언이 나왔다. 김석훈 경기 안산갑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는 지난 2일 고성국TV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그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서 사실상 계엄을 했는데 이게 의석수 내지는 좌파들의 깡패 같은 어떤 행동에 의해서…”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 8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저는 계엄 해제에 찬성 표결을 한 사람”이라고 언급했지만 또 “계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다른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