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이란대사, 조사결과에 묵묵부답 [나무호 화재 원인 '외부 공격' 결론]

정부 설명 듣고 별도 입장표명 안해
‘이란군과 무관 여전한가’ 질문에
“이란 외교부에 물어보라” 받아쳐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의 화재·폭발이 미상 비행체의 타격 때문이었다는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에 대해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쿠제치 대사는 1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정부합동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우리는 단지 이 사고(accident)에 관한 일반적인 이슈 일부에 관해 얘기했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는 ‘이란 군이 선박 화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란 정부의 여전한 입장이냐’는 질문에 “(이란) 외교부에 물어보라”며 답하지 않았다.

외교부 소환된 쿠제치 대사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10일 HMM ‘나무호’의 화재·폭발 원인이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들은 후 정부서울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

쿠제치 대사는 이날 정부 합동 조사단의 선박 화재 원인 1차 발표 직후 외교부에 도착했다. 박윤주 1차관이 쿠제치 대사에게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외교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관련국과 소통하고 있으며 앞으로 필요한 대응을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한이란대사관은 나무호의 화재·폭발 사건에 이란이 개입하지 않았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란대사관은 지난 6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이 입은 피해와 관련된 사건에 이란 공화국의 군이 개입했다는 모든 주장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강력히 부인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란 의회(마즐리스)의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인 에브라힘 아지지 위원장은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과의 화상 면담에서 “이란이 정말 한국 선박을 표적 삼아 공격한 게 사실이면 했다고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이날 조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보다 명확하고 책임있는 입장을 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타격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이 해협을 지나려는 제3국 상선들에도 여러차례 공격을 가해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