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부산 북갑…박민식 “내부총질 보수 물러가야” 한동훈 “보수 재건할 것” 하정우 “AI 전문성”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부산 북구 갑 보궐 선거에서 격돌을 벌일 3인의 후보가 10일 일제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 연합

① 장동혁 “갈등·분열 씨앗 뿌린 사람 말고 박민식”…박민식 “내부 총질하는 보수 물러가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0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부산 북갑을 찾아 “갈등·분열의 씨앗을 뿌린 사람이 아니라 박민식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내부 총질하는 보수, 유아독존적인 보수, 그런 구태 보수는 이제 물러가고 저 같은 확실한 사람이 낙동강 방어선을 지킬 것”이라고 호응했다. 사실상 박 후보와 경쟁하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날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열린 박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우리끼리 갈등하고 분열하면서 여러분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해서 실망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제 국민의힘을 새롭게 고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민식(후보)처럼 굳건하게 보수를 지켜온 사람이 보수 정당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박·한 후보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하정우 후보에 대해선 “대한민국을 통째로 망가뜨리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같이 일하다가 이 대통령이 찍어서 내려보낸 그런 후보”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는 “이번 선거의 메인 슬로건은 ‘진짜 북구사람’”이라며 “아무리 잘나고 똑똑해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선거 한 달 앞두고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하면, 난데없이 날아온 사람이 북구를 발전시키겠다고 하면 북구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개소식에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해 권영세·김기현·나경원·조배숙·안철수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집결해 세를 과시했다.

 

② 한동훈 “보수 재건하겠다…李 대통령 공소취소 이뤄지면 탄핵”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는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보수를 재건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북구갑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정치 공학적 변수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일 열린 부산 북구 덕천교차로 일대는 이날 지지자들이 대거 몰리며 혼잡을 빚었다. 같은 시간 열린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개소식에 장동혁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한 것과 달리, 한 후보의 개소식은 지역 주민 중심으로 이뤄졌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해당 행위’ 논란을 의식한 듯 자리에 함께하진 않았다. 

 

한 후보는 박 후보의 개소식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들이 대거 참석한 것을 놓고 “북구 주민들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한가, 힘 있는 사람들이 줄을 선 것이 중요한가”라며 “제가 답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구를 부산 18개 지역구 중 1순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이날 정치 현안과 관련해선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공소취소가 이뤄질 경우 헌정 질서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드시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보수진영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는 부산 북갑을 과거와 다르게 발전시키러 온 사람”이라며 완주 의지를 다졌다. 

 

③ 하정우 “북구 미래 위해 AI 전문성 쏟아부을 것”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북구의 아들 하정우가 북구의 미래를 위해 AI(인공지능) 전문성을 모두 쏟아붓겠다”며 정책 전문가 면모를 부각했다.

 

하 후보는 이날 부산 북구 구포동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전재수 후원회장님이 부산 북갑에서 닦아온 길 위에서, 저 하정우가 재수 형님이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고 미래산업과 AI의 실력을 더하겠다”며 “이재명∼전재수∼하정우로 이어지는 북구 발전의 무적함대로 예산과 제도, 사람을 연결하여 북구의 시간을 반드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개소식에는 후원회장을 맡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해 문정수 전 부산시장, 명예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진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하 후보는 “덕포시장에서 좌판을 하시던 부모님의 정직한 땀과 마음을 배우며 자란 북구의 아들”이라며 “고향 북구로 돌아온 지 열흘 남짓 지났지만, 주민 여러분의 격려 덕분에 무서운 속도로 배우고 있다. 정쟁 대신 북구 주민들의 삶을 실제로 좋게 바꾸고 성과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하 후보는 청와대에서 일 잘하는 인물로 꼽히던 사람이자 성품이 맑고 깨끗해 검증된 인재”라며 “제가 사랑하고 믿는 하정우를 북구의 미래를 위해 추천했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④ 정청래 “목표는 높게 잡고 태도와 자세는 낮게”

 

더불어민주당이 정청래 대표를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 ‘대한민국 국가 정상화’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본선 체제에 돌입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번 선대위는 국민에게 더 가깝고 신속하게 다가가는 현장 밀착형으로 구성했다”며 “일 잘하는 지방 정부 시대를 열기 위해 남은 24일 24시간 내내 낮은 자세로 가장 뜨겁게 현장 속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내련 세력이 곳곳에서 준동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윤 어게인’ 공천으로 다시 내란을 꿈꾸는 저 오만한 세력들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내란의 싹을 잘라내고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선대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에는 정 대표와 함께 한병도 원내대표와 이시종 전 충북지사, WHO(세계보건기구) 자문관인 안선하 전 대외경제연구원 정책연구원, 대구 시민이자 외과의사인 금희정 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을 맡은 미얀마 출신 귀화 한국인 이본아 씨가 이름을 올렸다. 공동 선대위원장에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이성윤·문정복·박지원·박규환 등 7명의 최고위원, 16명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이름을 올렸다.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에는 배우 이원종 씨, 총괄 선대본부장에는 조승래 사무총장, 대한민국 국가정상화 본부장에는 한정애 정책위의장, 오뚝 유세단장에는 박주민 의원 등이 각각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