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 총책’ 박왕열(47)에게 대규모 마약류를 공급해온 혐의를 받는 ‘청담’ 최모(51)씨가 국내로 송환된 지 열흘 만에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여권법 위반 혐의로 최씨를 11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2019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텔레그램에서 ‘청담’ 혹은 ‘청담사장’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필로폰 46㎏, 케타민 48㎏, 엑스터시 7만6000정 등 시가 38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캄보디아에서 담배 밀수업을 하던 중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지인의 소개로 마약 유통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상화폐를 받고 한국으로 마약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 공범인 ‘사라김’을 통해 ‘전세계’로 불려온 박왕열을 소개받은 뒤에는 케타민 2㎏과 엑스터시 3000정가량을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당초 박왕열과 “모르는 사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이 공범 진술과 압수한 휴대전화 13대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토대로 추궁하자 결국 자백했다.
최씨의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사진을 합성한 가짜 여권으로 코로나19 유행 시기 마스크를 쓴 채 대면 심사를 통과해 출국하기도 했다.
국내 유통 시에는 주로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을 이용한 ‘던지기’ 방식을 사용했다. 거래 대금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정산해 추적을 피했다.
최씨의 신상정보는 심의위 회의 결과에 따라 12일 공개된다.
경찰은 지난 3월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한 박왕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은 사실을 파악해 같은 달 30일 추적전담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최씨가 사용한 전자지갑에서 마약 거래 대금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57BTC(약 68억원 상당)를 확인하고, 유통 가액 60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또한 마약 보관을 맡은 ‘창고지기’와 판매책 등 공범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검거는 해외 마약 유통 네트워크의 핵심축을 차단한 사례”라며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거래 수법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