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된 지 단 이틀 만에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매물은 유예 종료일인 지난 9일 6만8495건에서 이날 6만5682건으로 이틀 사이 4.2% 급감했다. 단 이틀 만에 서울 전역에서 2813건의 매물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자치구별로는 강동구가 -8.9%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성북구(-6.2%), 강서구(-5.4%), 노원구(-5.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수익 80% 넘게 환수되는 ‘세금 장벽’... 사실상 매도 포기
이러한 ‘매물 잠김’ 현상은 지난 9일자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영향이 결정적으로 보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분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최고 8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실제로 양도차익이 10억 원일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는 1주택자는 3억3300만 원쯤의 세금을 내지만, 공제 혜택이 사라지는 3주택자는 6억870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차익의 70%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다주택자들이 매물 회수라는 최후의 수단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전문가들 “증여 늘고 보유세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자녀가 있는 2주택자는 매각보다 증여를 선택하거나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전가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은퇴 세대 등 일부에서는 차익 실현 목적의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인 ‘탈동조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전반은 강보합 양상이지만 강남 3구와 한강벨트는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며 지역별로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보연 세종대 교수는 “발표된 공급대책의 실현율이 하반기 집값을 흔들 가장 큰 변수”라고 지적했으며,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결국 서울 도심의 꾸준한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 규제를 일부 완화해 시장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취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무거운 세금(기본세율+20~30%p)을 한시적으로 면제해준 제도다. 주택 매매를 유도해 시장에 매물을 늘리기 위해 시행됐으나, 2026년 5월 9일자로 종료되면서 이제는 집을 팔 때 최고 80%가 넘는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