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우리가 제일 멋진 음악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아요. 국악과 판소리를 가지고 이렇게 음악 작업을 하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요. 판소리를 이용하는 게 올드하지 않을지, 남들이 어떻게 느낄지 등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가 멋진 음악을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이날치를 설명하는 공식 장르는 ‘얼터너티브 팝 밴드’다. ‘대안’을 뜻하는 얼터너티브(Alternative), ‘대중적’이라는 의미의 팝(Pop),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를 뜻하는 밴드(Band)를 결합한 표현이다. 그러나 이날치의 음악은 이 세 단어만으로는 규정하기 어려운 독창성이 있다.
‘밴드’라고 하기엔 악기가 베이스(장영규·이재)와 드럼(오형석)뿐이다. 여기에 보컬은 현재 ‘대중음악’이 아닌 ‘판소리’ 소리꾼 4명(안이호·최수인·박수범·라서진)으로 이뤄져 있다. 연주자보다 가창자가 많은 기이한 구성이다. 음악 또한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거부감이 안 생기는 묘한 매력도 있다.
이번 신곡은 기획된 곡이 아니었다. 다음 달 미국에서 발매 예정인 EP 앨범에 담기 위해 급히 만들었다. 장영규는 “10월 미국 시장에 1집 ‘수궁가’를 발매하기 앞서 ‘이날치’라는 밴드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EP 앨범을 내놓고 싶었다”며 “그동안 만들었던 곡 중 이날치를 대표하는 5곡을 뽑았고, 뭔가 아쉬워 신곡을 하나 넣었다”고 말했다.
EP 앨범에는 1집 ‘수궁가’ 수록곡 ‘약성가’와 싱글 ‘히히하하’, 싱글 ‘봐봐요 봐봐요’, 드라마 ‘정년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새타령’, 드라마 ‘파친코’ OST ‘레츠 라이브 포 투데이(Let’s Live for Today)’, 그리고 이번 신곡이 수록된다.
이날치는 EP 앨범 발매에 이어 바로 캐나다의 오타와, 몬트리올, 밴쿠버 등 주요 재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캐나다·미국 투어에 나선다. 특히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턴 그로브 페스티벌’에서 한국계 미국 싱어송라이터 미셸 정미 자우너가 이끄는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와 협연하고, 로스앤젤레스(LA) 게티 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다. 장영규는 “그전까지 유럽 위주로 투어를 했다면, 이번에는 북미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며 “EP 앨범과 수궁가 수록곡 위주로 공연이 꾸며진다”고 말했다.
이날치는 대형 자본과 철저하게 기획된 팬덤 중심의 K팝 공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이고 대안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하고 있다. 스스로도 “상업적으로 활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할 정도다. 그러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 ‘범 내려온다’가 삽입되면서부터 해외에 이름을 알렸다. ‘범 내려온다’의 너무 큰 성공이 부담되지 않냐는 질문에 멤버들은 “‘범 내려온다’를 만들 때 국내에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런 큰 성공보다 ‘몇 년 안에 해외에서 자생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를 가지는 밴드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북미 투어는 이들에게 큰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늦었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한 초석을 올해에 다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이제 기회가 온 거죠. 그 기회를 잘 살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이날치가 사람들에게 ‘사건과 같은 밴드’로 다가갔다면, 이제는 ‘일상 같은 밴드’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