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남편, 두 자녀와 세종에 살면서 타 지역에 사는 시부모를 자신의 집에 함께 거주하는 것처럼 주소를 옮겼다. 이후 세종에서 분양한 노부모부양자 특별공급에 청약해 당첨됐다.
B씨는 인천에서 독립 생계를 꾸리고 있는 30대 첫째 자녀를 자신의 서울 자택으로 주소만 옮겼다. 본인과 아내, 둘째 자녀 3인에서 출가한 자녀까지 4인으로 부양가족이 늘어나며 경기 파주에서 분양한 아파트 일반공급에 당첨됐다.
아파트 청약을 위해 가짜 결혼을 한 사례도 있었다. C씨와 D씨는 예비신혼 부부 자격으로 인천 지역의 주택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청약해 당첨되자 계약과 함께 혼인신고를 했다. 그러나 아파트를 취득하고선 법원에 ‘혼인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가 “실제 혼인 의사나 공동생활은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며 이들은 미혼자 신분을 회복했다.
청약가점제는 84점 만점으로 무주택기간(최대 32점), 부양가족 수(최대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대 17점)으로 구성된다.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으려면 ‘대가족’이 오랜 기간 무주택, 청약가입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현대 가족 문화에선 이런 사례가 흔치 않은 반면에 청약 시장에선 대가족 당첨자가 속출한다. 정부는 아파트 당첨을 노린 위장전입이나 결혼 등 부정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부양가족의 실거주 여부를 집중 확인할 예정이다. 성인 자녀가 부모와 실제로 함께 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와 직장 소재지 등을 대조할 계획이다. 주민등록상 주소와 생활 근거지가 다른 경우 위장전입 여부를 의심하겠다는 취지다. 또 노부모의 실거주지 확인을 위해 최근 3년간 건강보험 진료 기록을 살핀다. 그간 이용한 병원이나 약국 소재지를 통해 실거주지를 추정해 위장전입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부양가족이 체결한 모든 전월세 내역과 주택 소유 여부도 들여다본다. 예를 들어 부모나 성인 자녀가 주민등록상으로는 청약 신청자와 같은 주소에 있음에도 다른 지역에서 별도의 전세나 월세 계약을 맺고 있거나 본인 명의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실제로는 따로 거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또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 서류나 기관추천(장애인·국가유공자 등) 특별공급 청약자격을 위조한 사례도 조사할 예정이다.
부동산감독추진단과 국토교통부는 이번 전수조사부터 현장점검 인력을 8명에서 15명으로 증원하고, 단지별 점검기간도 1일에서 3~5일로 확대했다.
이에 앞서 일부 제도도 개선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청약 시 만 30세 이상 자녀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한 거주요건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재명정부 초대 기획예산처장관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자녀의 위장전입·위장 미혼 의혹이 제기되며 낙마한 이혜훈 전 의원의 가족 사례가 논란이 되자 ‘제2의 이혜훈’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는 또 최근 ‘다자녀가구 및 노부모부양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노부모 특별공급의 부양기준을 단순한 주민등록 등재가 아닌 ‘실제 동거’ 여부까지 포함하는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다.
김용수 국조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장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부정청약이 확인되는 경우 형사처벌, 계약취소 및 계약금 몰수, 청약자격 제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