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올해 들어 30% 가까이 줄어들면서 전세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공급 부족과 월세화, 다주택자 규제 등이 맞물리며 전셋값 상승폭도 약 10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5월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3% 올라 전주(0.20%)보다 상승폭이 0.03%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2015년 11월 셋째 주(0.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누적 상승률은 2.61%로 매매가격 상승률(2.81%)보다는 낮지만 격차는 0.20%포인트까지 좁혀졌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전세가격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올해 매매가격이 1.00% 오르는 동안 전셋값은 3.65% 상승해 격차가 2.65%포인트로 가장 컸다. 강남구는 매매가격이 0.38% 하락한 반면 전세는 0.84% 올랐다. 송파구 역시 매매가격은 1.37% 상승했지만 전세는 2.09% 뛰었다. 용산구도 전세 상승률(2.36%)이 매매가격 상승률(1.13%)을 웃돌았다. 중저가 지역으로 분류되는 노원구 역시 매매가격이 3.48% 오르는 동안 전세는 4.06%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 배경으로는 월세화 가속, 신축 입주물량 감소, 다주택자 규제에 따른 전세 매물 감소 등이 꼽힌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6158건으로 1월1일(2만3060건) 대비 29.93%(6902건) 감소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보다 입주물량이 줄어든 데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로 신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다”며 “월세화와 다주택자 규제 영향까지 겹치면서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 규제가 확대될 경우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는 현재 전세시장이 2021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2021년에는 전월세상한제 영향으로 기대 심리에 따라 매물이 줄어드는 측면이 컸다면 지금은 전월세 물량 자체가 물리적으로 감소하는 구조”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와 다주택자 매물 매각 등으로 전월세 주택이 실거주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선호 지역의 전월세 공급이 계속 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