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들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급증한 해외 관광객들이 ‘원화 약세’에 지갑을 열었고,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도 증가한 영향이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쇼핑은 1분기 잠정 매출 3조5816억원, 영업이익 2529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롯데마트와 롯데홈쇼핑도 선방했지만, 일등 공신은 국내외에서 선전한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8.2% 성장한 8723억원, 영업이익은 47.1% 증가한 191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 70.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이 롯데쇼핑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4%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은 75.6%를 책임졌다.
해외성장도 눈에 띈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 경영지로 찾은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분기 최대 영업이익(49억원)을 경신하는 등 안정적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14.7% 오른 355억원, 영업이익은 268.7% 급증한 76억원으로 전사 수익성 강화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현대백화점도 1분기 역대 매출인 6325억원, 영업이익 13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7%나 늘었다. 12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세계백화점도 1분기 영업이익 1430억원(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이 예상된다.
이들 백화점 3사의 1분기 실적이 고공행진한 데는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크게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외국인 관광객은 47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소비는 4조1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이 쇼핑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며 실적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1분기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부산 본점 등 대형 점포의 외국인 매출은 1년 만에 92%나 뛰었고, 현대백화점 전 점포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더현대 서울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명품 매출 증가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 사상 최대 매출인 1조8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6.1% 증가한 수치다. 루이비통과 함께 ‘에루샤’로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고가의 명품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백화점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어났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루이뷔통모에에네시) 회장의 방한에 맞춰, 루이비통이 일부 상품의 가격을 10% 이상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LVMH는 제품 가격 인상에도 백화점 고객을 중심으로 견조한 소비력이 유지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재철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2026년 1분기에는 백화점의 견고한 실적과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